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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란은 최고의 자연이다. 톡 '깨보면' 대개 흰자가 먼저 흘러나오는데
그 속에는 '깨지지 않으려고' 웅크리고 있는 노른자가 들어있다.
그런데 가끔씩 인간들은 노른자를 깨뜨리지 않으려고 부엌이라는 전선에서 은밀한 혼자만의 싸움을 한다.
후라이판 위에 흰자 안에 정확히 둥그렇게 들어가 있는 노른자를 마주하면 왠지 모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해냈어!'


2] 목심, 등심, 채끝, 안심, 앞다리, 사태, 갈비, 양지, 설도, 사태, 부위별로 까다롭게 나뉘어지는 소
발까지 먹는 족발, 창자에 무언갈 넣어 먹는 순대, 남김없이 먹어지는 돼지
튀겨서, 구워서, 삶아서 먹어지는 닭
그런데 먹으면서 그들이 불쌍하다는 말을 하다니.


3] 소셜미디어 트위터 한 유저의 프로필. 아마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프로필.

'레드오렌지/mojito/커피/바이올린/BWV/영화/책/영드/공연/뮤지컬/미술사/명작스캔들/BB9780/이탈리아여행/IED'

어떤 관심사, 어떤 키워드가 한 인간을 담아낼 수 있을까?
인간은 자신의 주위에 많은 명사들을 늘어놓고 싶어하지만 진짜배기 자신을 표현하려면
형용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데 대개 귀찮아서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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