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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적응 때문인지, 노트북 때문인지 여행와서 진짜 23년산 시체처럼 숙면했었는데 오늘은 4시, 5시, 6시마다 한시간 간격으로 계속 깼다. 아침 먹고 아이폰 와이파이로 유랑에 접속할 수 있는게 큰 기쁨이었다. 무겁게 가져온 노트북은 부팅이 되는 중에 계속 먹통이었다. 오늘은 영국에서 연수중인 한솔이를 낮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때까지 그냥 숙소에 있어볼까(처음으로), 라운지에 남아있는 외국인 틴그들이랑 친해져볼까 하다가 그냥 실내에 남아있는건 또 왠지 자존심에 어긋나는거 같아서 금방 밖으로 나와버렸다.

오전에는 세인트폴성당-뱅크 일대-레이스터 스퀘어를 그냥 돌아다니기로 했는데 런더너들이 다들 회사에 꽁해서 일하고 있는 지대라 그런지 특히나 조용하고 너무 심심한 곳이었다. 런던아이에는 약속시간보다 30분 빠른 12:30에 도착했다. 솔직히 런던아이에 도착했을 때는 롤러코스터 타이쿤의 '입장객 2237'이 된 기분이었다. 사람이 왜이렇게 빼곡해? 으악. 나는 한솔이 번호를 모르는데 ;ㅅ; 여기서 얘를 어떻게 찾지? 하던 차에 얘가 눈에 들어왔다 아오 깜짝이야





꺄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반갑긴 반가운데 왜이렇게 사람이 많냐는 말만 반복했다. 오늘 금요일이라 그래라는 쿨한 대답. 우리는 걸어서 옥스포트 서커스로 걸어갔다. '너도 나 못지 않게 잘 걷는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뭐 제가 건방진 생각을 한거였네요. 얼마전 둘이서 부산 여행을 하면서 보니(2011 겨울) '나 못지 않게'가 아니고 얘는 그냥 호모워커스ㅋㅋㅋ 발품팔면 까르네 없이 하루만에 파리 시내 순회가 가능하다는 말도 하던데, 아니야 나 까르네 다 썼단 말야...

아무튼 스타벅스로! 캬라멜 마끼야또를 두잔 시켜놓고! 이 당시는 뭐랄까, 떠나기 전에 동굴만 파고 들어가던 애가 타지에서 반년이상 살면서 마음이 많이 정화가 되었을라나. 얘를 보기 전에는 그런 우려심이 컸던 것 같다. 만나서 얘기하다보니까 그냥 괜찮아보였다. 집에 안가고 싶어?/응 안가고싶어/글쿠나 나도 안가고싶어ㅋㅋㅋ/ㅋㅋㅋㅋ =_= 시간이 적지않게 흘러서 지금 내가 보기에는, 얘한테 있어서는 도움이 안되는게 없었던 영국에서의 1년이었던걸로 보인다. 그치?   






그러고는 금새 헤어졌다. Aug 6, Oxford Circus. 백그라운드엔 빨간버스도 있고 이국의 남자도 들어있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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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약속은 런던 일대에서 volunteer를 하고 있는 꾸였다. 진짜 내가 너무 사랑하는 친구 두명을 타지에서 만나고 있다니. 꾸는 3주전에 오빠, 오빠여친과 셋이서 중증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먹이고, 입히고, 씻기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살은 더 빠지고 얼굴색은 너무 좋은 부조화 -_-)가 나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헉. 얘네 센터부터 런던 시내 약속장소까지는 한시간이 좀 넘는데, 그동안 자기 당이 떨어졌다며 간이 스타벅스에서 아주 단 커피를 찾고 있다.






"너 만나서 너무 좋아!!!!!!!!!!!"라고 원래 꾸가 이렇게 감정 표현을 하던 애가 아닌거 같은데. 3주동안 인간이 많이 그리웠구나 하며 우린 버로우 마켓으로 갔다. 6시가 채 안됐는데 마켓이 문을 내리고 있었다. 유럽을 돌면서 느낀거지만 각 나라 고유의 시장 문화는 절대 사그라들어서는 안된다. 각 국가마다 나름대로 제공하는 문명과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많이 보고 익힐 수 있는 곳이 시장! 노량진 수산시장, 가락동 가락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다 중요하다. 그렇져...






치즈는 프랑스지. 뭐 이땐 나름대로 이런 인식의 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청년이 잘라주는 치즈를 도도하게 한점만 집어먹었다. 프랑스가서 많이 먹을꺼야! 라며. 근데 결국 프랑스에선 너무 정신이 없어서 한개도 안 사먹었어 엉엉.






쿠키도 참. 저렇게 사람 모양으로 찍어놓은 쿠키들은 10중에 9는 거의 맛 없는데(공장 맛or부서지고 어그러지는 밀가루 포자 맛) 이건 진짜 맛있어 보였다.






건너편 조명이 멋지군요.






지도말고 날 봐






카메라말고 날 봐야지






Tate mordern 안에 있는 상점. 여긴 왜 왔냐면 꾸가 여긴 유료 화장실이 아니라고 해서. 야 나 화장실 갈 생각 없는데? 크크. 여기서도 엽서를 네다섯장 구입하고.







만나자마자 해가 져서 그런가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 너네 센터에서 나 잘 수 있음?/아니 외부인은 안되/아 그럼 난 한국에서 온 이방인+센터가 쫓아버린 이방인=이중 이방인이네 슬프다/그럼 나 너네 호스텔에서 자면 안되?/30파운드 내면 잘 수 있어요 고갱님/

이렇게 어렵게 아주 어렵게 헤어졌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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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튜브 안. 두명의 친구를 만나는 동안엔 앞으로 남은 20일여의 여행 일정들이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고, 헤어지는 순간에 대한 생각도 전혀 없고, 그저 현실에 충실했다. 모든 만남과, 모든 약속의 시간에 이렇게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면 나는 금방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텐데. 하고 생각했다. 울지 않으려고 해서 울지는 않았다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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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랑 먹은거
Lunch: 13파운드짜리 위클리 런치 세트. 한솔이가 사줬다. 유학생이 뭐가 그렇게 돈이 많아? 하긴 난 한푼이 아쉬운 여행자지. 영국 음식(이랄건 없지만)이 아니라 일식이라서 좀 응? 하긴 했지만 그냥 깔끔한 일식의 맛.
Dinner: Nando's의 치킨. 모든 것이 느끼했던 곳. 먹는 것보다는 유명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협연해서 지었다는 난도스의 실내 양식에 대해 더 주목했던 곳.






댓글
  • 프로필사진 히히 새록새록이당*_*
    절대 뭐 넉넉한 유학생이여서 널먹인건아니고 쭵 멀리서왓으니껨뭐...
    너가 영국에 온 첫날부터 김취찌개를 먹은줄알앗다면 딴걸먹였을꼬염
    2012.01.12 14:47
  • 프로필사진 쥐씨 헤어지기 직전에 사진 찍던 스트릿 풍경이 아직도 기억 남.
    그 때는 뭐가 그렇게 서로한테 내내 남아서 작정안해도 새벽시간이 아니어도 아무때나 새록새록 떠오를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거 같애.
    첫날 먹은 김치찌개도 그렇게 대박 대박 할정도로 맛있는건 아니었지만 잊을 수 없다ㅋㅋ
    근데 우리 먹었던 일식은 맛은 기억 안나고 걍 '깔끔' 했던 것만 남음....
    2012.05.29 07: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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