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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야경을 보기로 했지만 생각보다 유럽 대륙의 sunset time이 늦어서 못보고, 토요일에만 여는 노팅힐 포토벨로 마켓은 오늘이 런던을 떠나는 토요일이기 때문에 못보고, 사우스켄징턴 부근에서 찍은 사진이 다 날아가고, monmouth coffee를 딱한잔만 더 테이크아웃 하고 싶은 기분으로, 추합하면 아쉬운 마음 떠안고 숙소를 나섰다.






내 첫숙소의 인근역인 swiss cottage역은 회색라인에 있는데, 회색라인 튜브는 주말에는 운영하지 않는다해서 버스를 타고 st-pancras(세인트 판크라스)역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를 탔다. 해저를 지나는데 물을 볼 수가 없는(...) 유로스타를 타고. 이것도 국경을 넘는거라서 여권을 보여줘야 한다. 입국심사는 따로 없었다. 검문하는 도중에 내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는 핸드폰 때문에 싸이렌이 울려서 레알 깜놀. 근데 옆에 있는 사람들 중 신발+양말을 신은 이들은 신발을 벗고 있었다. 양말 안에 위험 물질을 넣어와서 열차에서 뿌린 사람이 있었대나 뭐래나.






잘까말까 고민만 하던 중에 금방 pm 12:17 프랑스 파리 북역 도착! 프랑스와 영국은 시차가 1시간이라서 실제로는 2시간 17분을 달린거다. 소요시간이 이정도 뿐이니 영국을 꼭 가보고 싶은데 프랑스엔 시큰둥한 마음이 들더라도 여행 코스에서 이 두나라를 엮어서 계획을 짜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Gare는 '갸ㅎ'로 읽어야 하고 '역'이라는 뜻인데, 당시엔 갸ㅎ로 읽어야 하는지도 모를 정도였어서 '갸레? 가레? 뭐 어쩌라고' 하고 지나쳤다.






파리에 온 아빠와 아들.






이 동네에서 머무를 숙소는 Ledru-Lollin 지역에 있는 AIJ 호스텔로, 여행 중 묵었던 10여개의 숙소 중 가장 저렴한 1일 21유로짜리(한화로 3만원 안팍)의 공간이었다. 볍신 같았던 숙소 얘기는 천천히 풀어보도록 하자. 첫번째 볍맛, '응?' 했던 것은 여타 다른 숙소들과는 다르게 오후 4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방침. (보통 1-2시인데) 그래서 숙소 지하방, 조명 딱 하나 달린 동굴 같은 곳에 내 트렁크를 보관시키고 숙소 주변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전에 MONOPRIX라는 큰 마트에 들려서 점심꺼리를 구입. 음료는 파인애플맛 22%+술맛78% 이런 줄 모르고 샀습니다 대낮에 뭡니까.






지난 나흘간 런던의 건물을 보며 워낙 동경심리가 발동했었는데 파리를 걷다보니 아 이런게 '파리다움'인가 싶은 느낌. 개성이 강하지만 절대로 홀로 드러나지 않는 파리의 건물들. 마지막 사진은 크게 감상할까? 






으아니 이렇게 멋진 동네라니!






파리는 건물 뿐 아니라 표지판도 아름답다. 나능야 프랑스 표지판 덕후!! 더듬더듬 읽을 수 있는 건 거의 없으나. 바스띠유 쪽이면 숙소에서 너무 멀리온 듯 싶어서 다시 돌아가 체크인을 했다.





파리의 공식적인 첫 일정은 '에펠탑'을 보는 것인데 에펠탑으로 바로 가기보단 '루브르박물관-개선문-에펠탑'을 거치기로 했다. 이건 정중앙적이고 전형적인 코스인데 꽤 긴 거리. 그런데 많은 관광객들이 (아마도) 군말없이 걷는편. 특히, 루브르에서 개선문까지의 재건사업은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프랑수아 미테랑의 위대한 사업(Grands Travaux)중 하나에 포함된다. 내가 신방에 광고 복전자임에도 프랑스 관련 강의 4개나 수강하면서 느낀건, 역사상의 프랑스 지도자들은 국정 운영에 개념이 있었다는 것이다. 프랑수아도 대단한 사람.






먼저 루브르박물관에 오니 다른거 말고 유리 피라미드와 분수가 보인다. 8월 7일 한여름에, 깨나 덥고 건조한 날. 신사답고 젠틀한 동양 여자이고 싶어서 사람들이 분수에 발을 담그고 있을 때 그냥 응시만 하다가 곧 이거 전부다 경험이야 하는 맘에 발을 투하했다. 아 너무 좋아 *-_-*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누워있다. 그래서 나도 누웠다. 이어폰으로 'galuxy tourist'가 흘러나오는데 앨범 쟈켓도 푸르고 정경도 푸르고 끼야아-






개선문 방향으로 쭉 직진하다보면 바로 펼쳐지는 튈트리 정원. 사람은 정말 놀이동산처럼 많은데 각자의 질서에 따라 삼삼오오 한산함을 이루고 있다. 비스듬히 깎인 나무는 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한 장면 같은데 로코코 양식, 바로크 양식을 갖춘 건축물들 사이에서 빛을 발한 고전주의 양식의 정원이다. 균형 감각, 통제력을 드러내려는 나무들이 어쩐지 나를 닮았다는 생각.






우리네 도심 안에도 좀 어떻게 안될까요






튈트리 정원에는 연못도 있고 조각상도 수십개쯤 있는데 예술감각이 있는 프랑스 비둘기를 만나서 찍어봤다.






지도 한장을 쫓아, 어렵지않은 거의 직선코스이긴 하지만 개선문에 다다랐다.






개선문을 지나면 샹젤리제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라뒤레를 찾아 마카롱을 먹었어야 했는데 내일 오자 하고서 그냥 스킵했다. (그래서 마카롱도 스킵했다. 치즈도. 으잉...) 이거리엔 이것저것 상점이 많다. 영화관도 있고, '오 Night&Day 상영중이네?' 재미있게 본 영화다. <우디앨런> 저 책 표지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맘에 든다. 또 하나 맘에드는 일기장. 8월에 일기장을 살 수는 없지 패스.






샹젤리제거리를 지나서는 쌩뚱맞은 골목을 지나 들어왔다. 지도를 보면서 이게 맞나맞나 하는데 기다란 수풀 사이로 에펠탑 꼭대기가 보인다. 그 때부터 지도는 접고 에펠탑 꼭대기를 북두칠성 삼아, 별을 쫓는 동방박사의 마음으로 접근하다보니. 우우 다리만 건너면 에펠탑이다!






에펠탑 앞에서 찍은 셀카에서 웃고 있는 표정은 순전히 에펠탑에 대한 순정 때문이다. 순정은 깨어지고 어긋나기 마련. 에펠탑의 첫인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텁텁한 grey빛 하늘에 칙칙한 brown빛의 에펠탑. 노트 표지에서 보던 그 아름다운 탑은 아니었다. 게다가 갑자기 비가 후두둑 떨어졌다. 에펠탑 아래 숨어 들어가면 비를 피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보다시피 송송 구멍이 뚫려있는 철조물이다. 비는 한시간이 넘게 흩뿌려졌다. 간이 우산은 그리 튼튼해보이지도 않는데 하루 숙박비보다 더 비싼 값. 물에 젖은 생쥐 꼴로 오른 버스는 탁한 조명 탓에 무서운 느낌. 메트로 노선도만 챙겼지 버스 노선도는 처음 보는데 파리말... 아니 불어가 또 읽히질 않는다. 그래서 비내리는 창밖을 매의 눈으로 응시하며

m, METRO, Metro politan
이 세계의 표지판 중 하나만 시야에 들어오기를 하는 급한 바람. m이 보여서 앞문으로 당장 내렸는데 거긴 Pont Neuf(퐁 뇌프)역이었다. 비에 젖은 인파로 채워진 메트로 안은 더 최악. 차라리 비내리는 야외를 볼 수 있는 껌껌한 버스가 더 나은가... 심상찮은 파리. 그런데 이것은 전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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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난 파리의 연인들. 첫번째 커플이 입맞춤을 할 때 뒤돌아섰습니다. 두번째는 사실 연인사이 같아 보이진 않았고 직장 동료쯤으로 보였는데 오른쪽 남자 쌈디 닮았어!



댓글
  • 프로필사진 밤이 되었어요 캬+_+
    재밌는 길탖기 히리히리
    2012.01.13 21:32
  • 프로필사진 브라우니 : 여행기 차근차근 보려다 재밌어서 휘리릭 읽어버렸더니 다음회가 없어서 아쉬운ㅠㅜ그래도 차분히 기다리겠어요 하핳 2012.01.25 05:17 신고
  • 프로필사진 쥐씨 이번주중에 6일차 꼭 업뎃할께! :) 미국으로 기억이 덮이기 전에 어서 올리고프다 진작 했어야했는데 2012.01.25 06:20 신고
  • 프로필사진 쥐씨 ...는 무슨... 2012.02.05 11:29 신고
  • 프로필사진 브라우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니 찬찬히 하여요 저도 내일로 다녀온지 벌써 한달쨐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간진짜진짜진짜로 빨리간다 무서움..언제 기록남기지..내일로 같으니라고 내일남길테야 맨날 내일로 내일로 미룸 ㅋㅋㅋㅋ내일로가 무서운거였구만 2012.02.06 03: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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