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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모던적인 오르간 연주도 듣고 CD까지 지르게 만든 재즈 연주도 듣고, 음악이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과도 물물교환 하기 싫은 가치를 지녔구나... 오늘 들어둔 것들의 여운을 가지고 하루를 마루리하려는 참이었다. 숙소로는 조금 일찍 들어온 것 같다. 먼저 앉아 쉬고 있던 러시아인 룸메이트가 내가 들어오자마자 제안을 한다.

 

"에펠탑 가지 않을래?"

"우리 둘이?" (얘랑은 어제 이 숙소 체크인 후 통성명 밖에 안한 상태였다.)

"아니 저기 스투핏 가이랑." 

 

 

 

바로 나와서 메트로를 타고 본격적으로 얘기를 이어나갔다. 나한테 말 건 여자애는 러시아에서 막 학부를 졸업하고 여행을 왔다는 나랑 동갑의 대니얼(여자 이름입니다?), 동행 중인 6살 어린 친동생에게 붙여준 호칭이란게 '스투핏가이'(stupid guy). 에밀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마치 데뷔 적 샤이니라든가 저스틴 비버를 섞어 놓은 듯한 여리여리하고 자기 주장같은거 할 줄 모르는 애 같아 보였다. 너 팔목으로 카메라는 드, 들 수 있니. 누나 사진 좀 찍어줄래. 

 

 

 

 

 

 

8시쯤 되었나.

 

 

 

 

 

 

9시쯤 되었을 때의 밤펠탑.

진리의 밤펠탑.

 

 

 

 

 

 

 

한시간 여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냐면,  저녁대용으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모여 홀짝홀짝 하고, 곧잘 나는 없다는 듯이(-_-;) 남매가 주고받는 상당히 거친 느낌의 러시아어 일상 회화를 듣고 있었다. 주제는 에펠탑을 올라가볼지 말지에 대한 고민인 듯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대화가 내게로 넘어왔다.

 

What's your real opinion? 넌 어떻게 하고 싶냐

-It really depens on me? 내가 하자는 대로 할꺼냐

( --)( __) 남매의 강한 긍정

그래서 올라가보자고 했다.

 

역시 일요일 저녁이다보니 매표소의 줄이 꽤 길었고, 티켓 인포를 보니 1/2 지점까지 걸어 올라가는데 3.4유로, 에스칼레이터 타고 가는데 6.8유로, 꼭대기까지 가는 옵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꼭대기까지 갈 생각은 없었고 가장 싼 것을 하자며 "반틈 걸어가기"를 끊었다. 아니 그런데 반밖에 안올라가는건데 왜이리 다리가 땡겨오지...

 

 

 

 

 

 

숨 고르면서 본 파리의 야경은 뭐. 처음으로 드는 생각이 '홍콩 야경은 이거보다 더 우월하겠지?' 였으니. 사진으로 보면 파리 특유의 방사형 도로들이 우주 정거장 같은 느낌도 나고 꽤 멋진데, 그 때 내가 계산하기로는 야경은 홍콩이다 이랬던 것 같다. 홍콩 어디까지 가본 적도 없으면서 주워 들은건 많아서 그랬지...

 

 

 

 

 

 

여린 팔목을 가진 에밀이 찍어준 또 하나의 사진. 러시아 88이랑 한국 88. 이 때는 다리가 은근히 아프단 이유가 가장 커서 숙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니 내려가니까 얘가 얘가. 에펠탑 미니어쳐 팔아보려고 드글대는 흑횽들한테 담배 흥정을 하질 않나, 다국적 관광객들한테 담뱃 불을 빌리려고 돌아다니질 않나, 너 담배 펴? (안펴) 그랬더니 너 담배 한개피로 오래 필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줄까? 라면서 담배를 분해 조합 시물레이션을 뙇. 어쩌라고 집에가자고. 라고 하고 싶은데 그랬다간 한대 맞을 것만 같아서 기다리고 기다려주다 숙소에 새벽 1시에 들어왔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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