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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1시 귀가의 여파로 잠을 오래도록 자고 싶었으나 파리도 이제 덜렁 이틀밖에 남지 않아 역시 이른시간으로 알람을 맞춰두고 잤다. 파리 숙소 내 방은 4bed였는데 씨가렛 러시아여인ㅡ_ㅡ과 나 말고 두명의 룸메이트가 우리가 없는새 바뀌어 있었다. 잠깨자마자 통성명 하는데 이탈리아 여인과 필리핀 여인. 딱 봐도 '내7ㅏ 언니다'스러운 필리피노가 넷이서 같이 아침을 먹자고 한다. 어제 저녁은 아이스크림이 다였고 배가 고팠으니 흔쾌히 수락하면서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모를 일생일대 최악의 아침 식사가 펼쳐질 줄은 몰랐지...

 

소요시간의 방대함부터. 두시간동안 아침을 먹고 있어... 뭐하는거야... 나 오늘 일정 있거든...

나 빼고 셋다 삼개국어 이상 구사 가능. 나 빼고 셋다 엘리트. 특히 필리피노 언니 이제 박사과정 밟을껀데 학장인지 총장인지랑 일대일 면담을 했다느니, 그가 나를 글로벌 인재라고 부르는 거 있지? 호호. (야 차라리 명품백 걸어매고 호호 하는게 낫겠다)

마지막 큰 한방은 서로 "프랑스 사투리" 흉내내고 평가해주기. 내가 들어서 구별이 되냐고요....

엄마 얘네가 나 반에서 20등이라고 무시해 엉엉..같은 심정으로 맘 굳게 먹고 먼저 자리를 뜨려는데

 

H~ 오늘 너 스케쥴 짜둔거 있으면 공유해줘 같이 다니자!!! ^^

-이런 시베리아... Come on guys ^^

 

 

 

 

 

 

이것듀라 서둘러라 이랴이랴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다. 라고 하진 못하고. 안그래도 도시의 중심가 쪽이 아닌 북쪽변에 있는 몽마르뜨 언덕으로, Abbesses역에서 내렸다. 저 쓰리돔이 얹어져 있는 건축물은 '샤크레-쾨르 대성당(Basilique du Sacre-Coeur)으로 저 중 가장 큰 돔위에 올라가면 파리의 파노라마 전경을 360도로 감상 가능. 하지만 성당 앞에 서서봐도 이미 높이감이 있기 때문에 파리를 구버 살필 수 있다. 에펠탑은 물론 노트르담 성당, 앵발리드, 팡테옹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지만 전경을 보기 전에 한컷 찍자며.

눈 감은 나, 그 옆으로 글로벌 인재감 필리핀 여인, 씨가렛을 사랑하는 러시아 여인(각선미는 진짜 졌다 내가), 러시아의 저스틴 비버 16세 에밀, 사진 촬영에 이탈리아 여인이 협조.

 

그리고서 대성당에 들어갔는데 내부가 특히나 광활하고 빛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그속에서 난 일행을 잃었다. 자의적으로? 타의적으로? 난 듈다.

 

 

 

 

 

 

탈출을 한거다. 언덕을 따다다다다닥 그냥 뛰어 내려왔다. 우체통도 이쁘고 문어도 이쁘고. 다 좋아. 혼자라서 너무 좋아.

 

 

 

 

 

 

 

성수기에 여행을 하려면 사람에 치여야 한다는 것에 대해 맘을 단단하게 먹어야 한다. 그건 여의도 벚꽃 축제도 해당된다. 거리를 보는건지, 꽃을 보는건지, 사람을 보는건지, 곧잘 헷갈리는 순간이 있다. 저 여자가 남자보다 아까운지, 저 남자 기럭지는 긴 편인지, 구체적으로는 스트릿 패션을 볼 목적이 있다든지 한다면야 '사람을 보는건지'에 대한 불만은 없겠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 보는데에 그닥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인파는 힘들다. 가끔 신경질도 나고. 그런데 몽마르뜨의 거리를 보면서는 사람들이 거리를 원더풀(!) 하게 메꾸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평범한 샌드위치류 같이 나왔지만 저게 우리가 통상적으로 접하는 바게트 하나의 길이에다 속을 채워 넣은 것이다. 튜나와 햄. 처음엔 짭쪼름해서 어쩔바를 모르다가, 여행 온지 일주일만에 엄마랑 처음으로 통화. "잘 먹고 다니냐?"/"응 바게뜨 만한 걸 먹고 있어." 아빠한텐  MMS로 빵 먹는 사진 전송. 

 

 

 

 

 

 

 

테르트르 광장 in 몽마르뜨. 무명의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공간이다. 다른 배경지식 다 떠나서 서울의 대학로,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를 동일선상에 놓아두자면, "가난해도 계속 나는 이 일을 하겠어"는 파리의 몽마르뜨에서 가장 실현 가능하단 생각. 소비자(이자 관광객)와 예술가의 교류가 활발한 듯 보였고, 그 전에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예술에 포함되게끔 예술가들이 각자의 예술행위에 충실하고 있다. 

 

 

 

 

 

 

달리전이 있었는데 미술관 대신 기념품샵만 들어가보기로 했다. 저거 지우개임. 달리까진 너무 좋았고 이제 <아멜리에>에 나온 카페 'Les Deux Moulins'를 가려는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질 않는다. 언덕이라고 경사 있는 길을 걸었더니 좀 지쳐감.

 

 

 

 

 

 

카페는 포기하고 퐁피두센터에 왔다. 이유없이 지쳐서 외관만 찍고 돌아섰다. 무심하게 보더라도 하나의 건물을 구성하는 온갖 철골들이 다 '오픈' 되어있다는건 알 수 있지만 사진에 미처 안담긴 배수관들은 빨강, 노랑, 초록들로 색이 구분되어 있고 그것들이 건물에서 할당받은 역할들을 나타낸다. 그래서 겉에서 봐도 저게 엘레베이터 통로구나, 저게 난방시설이구나 짐작해볼 수 있는 것. 알고보니 내부에도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 많다. 칸딘스키 등. 흥미로운 시간이 됐을텐데 '외관'에 대한 정보만 빠삭했던 터라 그냥 돌아섰다 그땐.

 

 

 

 

 

 

8월 9일 오후 3시의 태양. 뜨으겁다.

 

 

 

 

 

댓글
  • 프로필사진 한솔 내사랑 퐁피두
    나는 안에 들어가 베리마취 조앗어 ㅋㅋ
    물론 난 빌바오 구겐하임을 먼저 꼽겠지만 꾸아아악 질긴 바게트 질겅질겅 씹으면서 길거리 표류하고싶다옹 물론 그 대상지는 퐈뤼
    2012.06.01 10:18
  • 프로필사진 쥐씨 난 구겐하임을 다른 도시에서 봤다오! 2012.06.03 07: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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