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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마지막 아침이다. 애초에 별 재보면서 호텔을 갈 생각은 없었지만 내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가장 힘들어서 돌아버리겠는 것은 샤워할 때, 얼굴 씻을 때, 캐 약한 수압. 물이 쫄쫄쫄... 덕분에 물사랑 나라사랑 심리 간접 경험하고 오긴 했습니다만. 방울방울 떨어지는 걸로 어떻게 샤워를 하라고 ;ㅁ;

그래도 어떻게든 씻고 공동 샤워실에서 나오는 길. 옆방에 묵는 여자애가 가죽 슈즈를 신고와서 물 묻었다고 찡찡. 옆에서 머리말리던 씨가렛 러시아여인이 '뭐 이런 빙신이' 하는 딱 그 표정으로 가죽 슈즈녀를 응시. 이만큼 다양한 사람들은 어디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뤽상부르 공원에 다시 왔냐그? 아니.

튈트리 정원에 있는 분수입니다. 파리 온 첫날도 루브르-개선문-에펠탑 가는 경로에서 지나쳤던 곳. 초록색 의자, 호수, 나무 깎아 놓은 모양 등 골격만 봐도 파리의 공원들이 얼마나 짜임새 있게 갖춰져 있는지 알 수 있다. 나도 앉아서 아침 햇살을 받아보지만 어제 뤽상부르 석양만은 못한 것 같다. 으헝헝.

 

 

 

 

 

 

튈트리 가까이에 있는 디저트샵 Angelina에 왔다. 메뉴판 그대로 따오면

Notre Specialite

Le Chocolat A Lancienne dit Lafricain

구식의 프랑스 스타일 핫 초콜릿.

이라고 미리 공부를 해갔어서 다행이지-_- 저기서 Le chocolat이야 당연히 초콜릿이구나 하고 알아먹을 수 있지만 초콜릿이 들어간 메뉴가 스무개도 넘었단게 문제. 좌우지간 잠시 후 빈잔, 휘핑이 든 잔, 핫초콜릿이 든 미니팟을 내어주었다.

 

뭐랄까. 진짜 도전적인 맛이다.

지친 야그너들을 자극해 줄 맛. 레드불보다 효력이 강할 것 같기도. 너무 달아서 심장이 뛰었다 아드레날린 푱푱 =_=

 

 

 

 

 

 

다시 튈트리 정원으로 돌아왔다. 여인들. 꼬마들.

 

 

 

 

핀트가 엉망인 B샷이지만 잔디밭에서 독서하는 오빠의 뒷태... 안녕?

 

 

 

 

 

 

세느강, 오후 5시 30분

(왜이렇게 시간이 훌쩍 뛰었냐그여? =_= 마레지구에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없었고 양갈비 먹으러 갔는데 오늘 휴무라 그러고, 그래서 숙소에서 저렴한 샐러드를 사먹었던 정도로 중간 시간 압축)

다시 이어서, 파리는 사실 성수기에 찾으면 안되는 것이 7-8월엔 빠리지앵들이 모두 휴가를 떠나고 집을 비우기 때문. 실은 손님이 아니고 오너가 왕이라 오너가 문닫고 떠난 닫힌 샵과 레스토랑들도 실제로 많은 편이었고, 음, 프랑스의 여가력, 복지력은 진짜 한번 배워볼만하다. (....) 하지만 모두가 떠날 수 있는 운명은 아니기 때문에, 머물러 있는 자들을 위해서 세느 강변을 따라 임시 잔디밭을 깔고 임시 야자나무를 심고 파라솔을 수천개를 꽂아놔서 저렇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들어 놓는다. 행사와 이벤트라기 보다는 여름 냄새가 날 때 쯤이면 함께 따라오는 그들의 일상 생활 옵션 중 하나인듯.

 

파라솔 아래 쉼남쉼녀 말고도 중간중간 스페셜 부스들이 있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 읽어주기 라든가, 5060을 위한 댄싱 스쿨이라든가.

 

 

이 광경은 꽤나 이색적이어서 두커플을 포커스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국내에선 남사시러운데 뭘. 한마디로도 충분히 이런 행사는 폐막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어떤 빠리지앵 할아버지가 내 카메라 렌즈 안으로 들어오신다. "헉 봉수아" 했더니 앉아서 얘기 좀 하자고. 앉아서 무슨 얘기 했냐면.

 

1. 너 귀엽다

2. 너 귀여우니까 내일 나랑 브런치 먹자. 너 지금 숙소가 어느 역에 있니? 아 거기구나. 우리집은 그 역으로부터 3정거장이니까 내가 아침 9시쯤 너 픽업하러 갈께.

3. 너 귀여우니까 나랑 저기서 춤추자.

 

 

 

헐 이곳은 5060의 스테이지인데 왜 새파란 20을 나를 왜 그러시는거에여.

내가 스테이지로 올라갔을 때 쯤 음악은 탱고 같은 걸로(몰라 들리지도 않았지만) 바뀌어 있었고 이 할아버지 자꾸 스핀 시키고, 내 이마에 은근한 스킨십을 반복 =_=) 음악 왜이렇게 안 끝나. 헐 뭐야 프랑스 방송국이 나와 할아버지를 찍고 있다. (자료화면 확인할 길이 없어서 다행.) 세곡인가 추고 몰라 뭘 췄는지도 모르겠다. 물 마시는거 이거 CF라면서 찍어달라 하셔서 찍어드리고.

 

도망왔다. 엉엉.

 

 

 

댓글
  • 프로필사진 작은곰 파리 여행일정 짜고 있는데요~ 여행기 보다 일하다 뿜었어요ㅋㅋ 재미나네요 정독(?)하고 갈게요ㅋㅋ 2013.02.28 09:59
  • 프로필사진 쥐씨 오 빠히 여행!!!!!!!! 제가 이제껏 돌아다녀 본 도시 중 사람들로부터 최고로 무시를 당하고 최고열로 낯이 뜨거웠던 도시가 파리가 아닐까싶어요 ㅎㅎㅎ 돌아와선 피식거리면서 쓰고, 아 또 가고 싶다 진짜 가고 싶다 1개월만 살고 오고 싶다 하게 되지만요! ㅋㅋ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전편에 적어둔 뤽상부르 공원을 꼭 가보세요.
    거기서 낮잠도 주무시고
    바게트랑 치즈도 썰어드시고요
    ㅠㅠㅠㅠㅠㅠㅠ_^
    2013.02.28 17: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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