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다음날, 니스에서의 세 번째 날 오전에는 짐을 오래도록 쌌다. 인출한 현금들을 현명하게 여러군데 분배해서 넣고, 돌돌 돌아가는 세탁기는 있지만 건조기는 없어 덜 마른 수건도 개어 넣고, 짐을 싸다가 싸다가 캐리어 지퍼가 부러졌다. (그 캐리어 이번에 미국에도 끌고 왔다. 징하게.)




커버 사진은 내가 입이 마르도록 예찬했던 니스의 B&B Villa Aramis 정면이고, 이건 부엌이다. 개인이 요리도 해먹을 수 있는데 나는 그냥 십종의 씨리얼과 여덟종의 잼만 즐겼다.





어젯 밤 열세시간여만에 밥 같은 밥을 먹으러 간, 간판도 보지 않고 앉아버렸던 그 식당이다. 어짜피 환해도 읽을 수도 없지만. 



-그 식당 이름에게- 

맛있게 먹고 갑니다!

 



 

 

 

점심시간이 다 돼서 체크아웃을 하니 결국 해양 휴양지에서 바다 한번 못보고 가게 되는 꼴이었다. 하지만 캐리어를 끌고 바다까지 갈 수는 없어서 남은 시간은 가장 힘들이지 않고 쉴 수 있는 나를 위한 빨간날을 지내기로 했다. 가까운 노천 카페에 앉아 니스식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23년 인생에서 야채를 가장 맛있게 섭취했던 시간이었다. ‘파르페를 디저트로 시켰는데 이건 너무 새콤해서 다시 샐러드 한스쿱을 퍼먹고 싶은 기분이었다그래도 지난 사흘을 돌이켜보면니스에서의 식사들은 훌륭했다정말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생각하며 한 접시의 요리를 해주는 것 같은 기분크게 보면 프랑스라는 국가 자체가 식당의 손님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우리가 그간 풀서비스랍시고 누렸던 것들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것도 있긴 할 것이다그런데 파리의 식당에서는 요리로부터 경쟁(긍정적 의미의 두가지 자부심: 요리사 본인 요리에 대한, 프랑스 음식 역사에 관한)을 종종 느꼈는데니스에서 맛본 요리에서는 경쟁끼를 싹 빼고 여유가 느껴졌다.

 





이제 비행기를 타고 스위스로 간다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