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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의 마지막 여름 날, 레고판 몰스킨을 샀고 9월부터 메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하루도 안 빼고 펼쳐서 메모를 해두긴 했다. 처음엔 사회인 대비 자소서 밑그림 구상으로만 한권을 채우고 싶었지만, 졸음 껒여용으로 받아쓴 설교도 있고, 실온 보관용으로 읽다가 마주친 책 구절을 적어넣기도 하고, 아 다음엔 이런 표현을 말해볼까 싶은 들리는 영어 문장도 적어 놓는데, (......) 실은 수식어도 없고 주어 동사가 호응도 안되는(이상하게 맞춤법, 띄어쓰기는 철저하게 지켜집디다만?) 즉, 2차 전달 과정 없이는 이것만 보아서는 아무도 이 놈 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알 수가 없을, 그런 날 것의 내용들에 페이지 수 할애를 많이 해놓은 편이다.

어젯밤에는 알고 지낸지 이제 십일 남짓된 C가 내 방에 놀러왔고 나는 과테말라산 야매 드립 커피를 벌써 두번 내려줬는데, 정말 그럴 줄 몰랐는데 자정까지 세시간을 내리 이야기 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어젯밤의 우리는 적게 잡아 7개 정도의 주제를 가지고 얘기했던 것 같다. 그런가보다 했다. 어제 나는 C가 오기 전에 이미 추석 맞이로 Y에게 어제따라 왠지 터트리고 싶었던 선언을 카톡으로 했었고, 직후 임경선 작가의 에세이 마지막 장을 읽었고, 김중혁 작가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오후에는 몇개월만에 학교 도서관에 가서 'violence(폭력성)'과 'agressive(공격성)'이 엄격하게 구별해서 다뤄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원서들을 눈이 빠져라 들여다 봤었지. 그랬다. 다시 새로운 아침이 되었길래 아무렇지 않게 씻고 화장하고 나와서는 (.....) 일련의 오전 일정 속에서 바로 어젯밤 우리가 얘기했던 것들을 다른 표현으로 바꿔 말하거나, 노래로 부르는 사람들을 보게됐다.

그런데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바로 메모를 했고 뭐,
결론은 없다.
오늘 나를 위해 마련된 이야기는 한페이지도 아니고 두페이지나 된다 그런거지.



 

댓글
  • 프로필사진 Shiker 뭐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듯한.. ㅎㅎ 하긴 20대의 삶은 40대 아저씨에게는 다른 세상이죠.. ^^ 플로리다의 가을을 즐기기를.. 2012.10.05 11: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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