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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눈만 뜨고 침대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는데 내 바로 위 2층 침대에 뉘여있던 L이 침대의 푹신한 관성을 나보다 부지런히 이겨내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곧 소리를 질렀다.

"We got a present!!"

금요일은 학교 제 2대 총장님의 취임식이 있는 날이었고 행사 앞뒤로 1시까지의 수업이 전면 휴강처리 되었는데 그로인해 4개의 수업(8시, 9시, 11시, 12시)이나 빠져먹게 된 나같은 위너는 나뿐이었다. 아무튼 총장님이 각 방에 크리스피 도넛을 한 더즌씩 쏘셨고, 방을 셋이서 나눠쓰는 우리방 4315호의 경우에는 한 사람당 도넛 지분율이 4개. 지난 학기 같았으면 두명이 살았었으니까 도넛 지분율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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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넛을 열심히 열심히 땀나게 열심히 먹어주었다. 종종 요가를 하는 룸메 C는 속도가 더딘 반면 L은 "나는 도넛에 대한 Desire가 있어"하며 나와 다투며 먹는데에 가속도를 냈다.

실은 그 날 아침 정말 오랜만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습격 당한 그런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총장님이 직접 방에 들러 한더즌 한더즌 놓아두신건 물론 아니었을테지만.


1974년도에 고작 100명의 학생으로 시작된 pcc는 어느새 4천명의 학생들이, 한국 출신 유학생은 이번 학기로서 100명대를 돌파한 듯 싶고(반어법이 아니고 정말 적은 숫자다) 아메리카 전역에 정말 많은 목사님들을 배출해냈다. 신학교의 목적이 그런거지만 주 단위로 초빙되는 목사님들이 한톨도 빼놓지 않고 모두 모교 출신인걸 보면, 가끔은 이게 아카데미가 아니고 팩토리인 것이여? 하는 느낌도 든다. 아무튼 하나님은 "빛이 있으라"는 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셨고, 초대 총장 Dr. Horton님은 "PCC가 있으라"라고 하지는 않으셨을테지만 이쯤되면 이 학교 역시도 '한 건의 무에서 유를 창조'라고 보여진다. 결론은, 보시기에 좋았더라.

총장 Dr. Horton님네 부부의 금슬이 짱이라는 것은 지난 학기 퇴임식 행사를 지켜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백발의 두분이(80대 중반으로 예상) 손을 꼭 잡고 입장하시면 학교 일동은 최소 2분간은 기립 박수를 쳐드렸다. 사실 예의상의 수순을 넘어선 이런 부류의 단체행동은 좋은 시선으로만 볼 수는 없지만, 이분들은 그칠 줄 모르는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을 감당하셨구나 하는 생각부터 드는 것이다. Mrs. Abeka 부인은 간략하게 말할 수 있는 이력 중에 미국 대학 공용 영문 교과서 창간을 했다는 것이 있는데 (그걸로 백만장자가 되셨습니다...) 여기엔 Dr. Horton을 2012년까지 잘 보조해오신 역할도 모르긴해도 포함될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여자들 중 부인으로서의 보조와 내조를 적절히 구별해내서 취하는 여자는 얼마나 되는걸까?

취임식에는 여러분야에서 온 사람들의 축하사가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은 자기가 U.S. congrassman Florida district 1 소속이라고 운을 뗀다. 1지구란 플로리다 북서부 지구라는 건데, 50(+1)개나 되는 주를 또 잘게 쪼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는 미국 땅은 또 새삼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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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총장 홀튼이 길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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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총장 슈메이커가 그 길을 따라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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