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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자존심에 크게 구멍이 나는 몇 가지 일을 겪은 후에,
도처에 내게 힐링을 줄 수 있는 존재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마음 속에 에어백이 생겨났다는,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는 얘기.

한국에서 편지도 받았고,
또 하나의 편지가 오고 있으며,
가장 기대되는 책과 가장 기대되는 음반 하나를 조심스레 장바구니에 넣었고,
한낮 3시에 뛰어도 자외선에 쪼이는 기분이 들질 않는 이 곳의 햇살도 좋았고,
때 마침 금요일 저녁엔 분기별 행사인 기숙사 대청소(white glove)를 하면서 나한테 쌓여있을지 모를 잡 먼지를 털어 내기도 했고,
엄마와 전화를 했고,
말할 수 없는 의외 출처에서의 연락도 유쾌했고,
십분도 안되었지만 가장 자주 가는 카페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고 있는 걸 드디어 목격했고,
그러다 토요일 밤이 되어선 한국에 있는 친구 J와 이야기를 했다.

그 애는 욥기를 묵상하고 있으며 로마서를 이해하려 노력중이라고 했다.
나는 오늘 낮에 에베소서와 야고보서를 읽었다.
그러고도 우리는 안다.
진리의 발치에 다가가 한끝만이라도 통합된 내가 되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어쨌든 그애는 또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하였더라면 금방 피하고 싶어졌을, 그런 맥락의 답변을 들려주었는데
다른게 아니고, 그 답변이 내게로 와서 힐링이 된 것 같다.

"나는 불과 한달 전에 매우 죽고 싶은 마음이었고 조금의 성경을 읽는 것과+많은 글쓰기를 통해 벗어났어. 사람들은 이해 못하지. 일단 자살은 성경적이지 않으며 주의 자녀가 할 수 있는 가장 foolish한 생각이라며."

-"그럼 걔한테 이야기해줘. 선지자 예레미야도 요나도 욥도 하나님께 죽기를 구했었다고.
사람은 누구나 바보같아지는 때가 있고 하나님이 나한테 작정하고 개입하실때는 더 그렇지.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때가 당연히 오고 그때 하나님앞에 나가서 호소하는 사람은 지혜롭고 솔직한거지 바보같은게 아니야"


그리고나서 그애에게 영화를 추천받았다.
<케빈에 대하여>

-"너의 상황에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내용은 전혀 아닌데, 한사람의 고통에 대해서 다른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고통받은 사람이 다른사람은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마냥 모든게 희망적일 거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던 나를, 시기적절하게 대응해주고 가버린 그애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나니 이 곳에서 보다 더 유쾌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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