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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편도 아니라는 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우선 그간 박물관을 다니며 발견한 내 모습 중에는 '쉽게 지쳐버림'이 있다. 그건 '관람시 완급 조절에 fail'이기도 하고 더 정확하게는 '완벽주의자로서의 FAIL'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완전하고, 직접적으로 모든 걸 알고 싶어하는 나는 작가의 세계관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한 공간에 들어가서는 반도 못 보고 압도당하곤 했던 것. 물론 정말 관심이 있는 소수 작품의 실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박물관 입장은 그 가치를 지닌다지만, 그게 조명과 온도와 부피 등 만만찮은 것들을 모두 고려해 우릴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하는 큐레이터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걸까.


아무튼 심각해질 건 없었다-_-

우리가 가는 박물관에서는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중국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중이었는데 규모가 무지막지 하지는 않겠구나 하는 직감과 무엇보다 직전주에 다녀온 가이드 H의 강력추천.




@ Hirshhorn Museum


1)무심한 반항성

2)늘어 놓기

내가 둘러보며 느낀 아이웨이웨이 작가를 이쯤으로 요약할 수 있을까. 아아 이것도!

3)당신 제 남자는 아녜요




백악관에 f***, 이것 마저 무심하게 해석될 수 있는건 이 작품을 마주할 때까지만 해도 난 그럭저럭 힘이 있었는데 이후 걸음을 옮기면서 아주 힘들어졌으니까(-_-........... 몇년 전 발생했던 대지진의 희생자 명단이 붙어 있는 방에서 그 명단을 하나하나 듕긕어로 호명하는 것, 게 도자기 3400개를 바닥에 늘어 놓은 것, 자이언트 도미노?-_-?, 백남준이 연상되는 모니터에 교차되는 장르 불문의 사진들. 진짜 장르 불문.





층을 옮겨 이번 개인전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을 벌집.

응 벌집? 작품명을 까먹은건 확실하나 기획 의도는 선명하게 기억난다. '현대 사회의 불안한 세태를 표현하고자 했고 한 영화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아주 관람객들 이견이 분분하라고 예쁘게 적어 놓았구나. 웨이 아저씨! 우리 네 사람은 이 방을 돌며 저마다 짧게 해석을 보탰는데, 내 의견은 이렇다.


>어느정도의 거리를 확보해놓고 바라 본 대상은 대개는 빛이 난다 >구조에 포함되어 있을 땐 개별적으로 찌질하게 느껴지는 것이 거기서 빠져나와 제 3자의 입장으로 보자면 거대한 빛이 총체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벌이라면 우리는 그 흔들리는 벌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답이 없다


이런 논리는 아무래도 (거대한) 구조에 대해 일년간 너무 많이 생각한 탓일지도.

2011년까지 나는 개인이 있고나서 구조가 있는 줄 알았는데 올해는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반증을 여러번 마주했다.

진짜 괴로웠다. 

사실 올 가을에 쓰고 말았던 소설도 '구조'를 풀어서 이야기 해보고 싶었던거였다. 

그리고 워싱턴 디씨에서의 첫번째 날, 모든 일정을 마친 후 나는 공모했던 문학상에서 탈락했음을 확인했다. 나는 그냥 말할 수 없이 홀가분 했다.






전반적으로 힘든 전시였으나 어쨌든 이번 전시도 조금만 더 힘을 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드는 강약조절 대 실패였다(ㅋㅋㅋㅋㅋㅋ) A님은 내게 커피를 먹여야 할 것 같은 시점이 온 것 같으시다며. 카페가 있는 조지타운으로 이동. 가는 길에 "꼭 (디씨의 명물인) 조지타운 컵케이크 아니어도 되지?", "단 거 잘 먹어?"하는 질의응답 등을 친절하게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다가 H가 어렸을 때 운하였던 곳을 슬쩍 지나니 금방 카페가 나온다.





Baked&Wired


아예 공간을 분할 해 좌측에서는 컵케이크를 팔고 우측에서는 커피를 파는 곳. 저녁을 먹어야 하니 오래 앉아 있지는 앉게 될 것이다 하고 들어섰는데, 은근히 흠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다. 드립 커피를 먹을까 하다 '블랙 아이'가 흥미로워 보여서 시켰는데, 지난 여름에 띵크커피에서 마셨던 '레드 아이'도 그렇고 아이 시리즈는 맛이 너무 가볍달까. 어느새 Rich한 맛을 선호하게 되어버린 내게 이들은 원샷감이다 ..._-_ 커피를 고르고서 곧 컵케이크를 고르러 문간을 건넜다. 으하하. 당근컵케익은 찍어 놓기만 하고 먹진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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