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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가차가 없네.




이 중 코코넛과 초콜렛 컵케이크 오브 둠, 두개나 내가 고를 수 있는 영예를 누렸는데 컵케익 하나가 주먹 두개를 합쳐 놓은 듯한 양심적인 사이즈였던 것은 물론이고 늘 컵케이크를 먹을 때 마다 느꼈던 "아오 아이싱이 너무 달어"가 없는 것도 좋았다. A님 커플께서는 저 끄트머리에 있는 것을 매우 만족스러워 하시면서 드셨다. 케이크감 보다 조금은 빵감에 가깝게 느껴지신다는 말씀과 함께...(빵감?)





지인 중에 길 걷다 사진 찍혔다 하면 뭉크처럼 나오곤 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른쪽 사진은 그 친구와 너무 비슷하게 나와서 깜짝. 아무튼 식전 디저트 얻어 먹고, 타이 푸드로 저녁까지 얻어 먹으면서 함께 앉은 네명이 뭐 엄청나게 건설적인 토론을 한 것은 아니지만 뭔가 지성과 감성이 꽉꽉 채워지는게 느껴졌다. 세 분 다 the college around SUPER-holy zone에서 일년을 마친 내게 수고 했다는 말을 아낌없이 해주신 것도 감사했지만, 훈련할 수 있는 환경에 들어가는 것 보단 일상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훈련하는게 우리 개인에게는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맥락의 말씀들을 해주셨기에.





보라보라 하고 핑끄핑끄한 초저녁이 지나 먹고, 또 먹고나니 밤. 길지 않은 일정이니 있는거 다 보고 가야 한다는 듯 적적한 강가(;)에 들렀는데 그 강가 옆 복합 문화공간에 올해 처음으로 스케이트장이 개장되있던 모습. 그날 저녁 "뉴욕이야 서울이야?"라는 J님의 카톡에 디씨입니다 했더니, "메인스트릿에, 스케이트장에서 로맨틱 스케이팅!"이라고 재답신이 돌아왔는데, 여기가 거기는 아니겠지. 어딜 말씀하시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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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나서 내일 아침 픽업을 기약하며, 오후 9시쯤 H의 집에 떨궈졌다. 출신 (국가가 아니라) 대륙이 서로 다른 여자 네명이 사는 집이라는데, hey guys~ 하면서 간만에 자기 소개해야 하나 호흡 가다듬고 들어 갔는데 그 집에 있었던 만 12시간동안 단 한명의 룸메이트도 마주치지 못했다는 후문은 저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좌우지간 기숙사와 자취방을 오가며 7년째 미대륙에서 살고 있다는 H는 자기 앞으로 발송 된 택배 두개를 뜯어보고, 나는 금방이라도 먼지가 될 것 같은 눈에서 콘택트 렌즈를 벗겨냈다.


방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우린 오늘 공식적으로 초면이었다.

지난 7월에 코스탄으로서 같은 공간에 있긴 했었지만 원래 이벤트장에서 사귀는 사람의 스펙트럼이 좀처럼 한정되어 있는 나는 이 친구와 지나가다 인사를 나눈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후로 어쩌다보니 트친, 페친, 블웃(블로그 이웃)이 되어 있었고 (....) 타지에서 짧지 않은 시간동안 살고 있는 사람도 이렇게나 나와 비슷한 고민들을 치열하게 할 수가 있는거구나, 하는 신기함을 느껴오던 중이었다. 만나보니 관심사도 비슷한데다(전편에 적었듯이 온유라든가, 온유네 마을에 반응하는 유전자라든가...) 책 추천까지 받아서 너무 기분이 째졌다. 이 친구는 나 같은 친구를 그간 많이 만나왔을지도 혹은 초대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면대 면으로 나의 막연함을 토로할 수 있었던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덜고 다시 채울 수 있던 시간이 되었다.



내가 구체적으로 이런 것에 목이 말랐다는 걸 후에 몇몇 사람들에게 여행 후기를 풀어 놓는 와중에 알게 되기도 했고.

"내 사람" 보다는 "만나야 할 낯설어서 불안한 사람"이 더 많은게 지상세계인 것을.

아무튼 =_= 이상하게 내가 그 날밤 감격을 많이 했다. 

내가 늘 예상하고 적중하는 것 중에는

이렇게 한번 통하는 맛을 보고나면 다음에 맞이하게 되는 다른 사람들과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혼자 엇나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있는데, 아아 역시나 그랬다. 그러고 있다. 온, 오프라인으로 전쟁이 펑펑 o( '-')o


아무튼 재워주셔서 감사해요!

 




댓글
  • 프로필사진 Hur my pleasure :3
    이렇게 또 그날일을 글로 접하니 삥끄빛 내 방보다 더 붂흐럽네ㅎㅎ
    예상치못한(?) 곳에 놓여있던 쪽지도 땡큐~
    2012.12.29 06:16 신고
  • 프로필사진 = 쥐씨 Aㅏ~~~ 워싱턴행이 엄청 오래 된 일 같다. 아직 한달도 안 됬는데.

    예상치 못한 쪽지는 두번 다시 읽어보지 않고 그냥 쓰기만 했었으므로
    내용이 기억 안난다...
    글 쓰기.
    나를 만족시키는 글 쓰기.
    남을 이롭게 하는 글 쓰기.
    에 대해서는 2013년에도 늘 빠뜨릴 수 없는 고민거리가 되겠지-?
    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고민을 한다 ;ㅅ;
    그나저나 오늘이 동북아시아에서의 마지막 날인가?
    나 또 괜히 아쉽네
    2013.01.11 22: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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