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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오후에 예기치 않은 시간을 벌게 되어 간만에 서점에 가서 가만히 오래 있었다. 어제까지의 수련회에서 내가 가장 영향 받고 싶었던 메세지는 마음이 따뜻한 자매님이 되어라, 가 아닌 바로 머리를 써서 너만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어라, 였다.


그래서 프라이머리의 노래제목처럼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는데, 물론 방정리가 오래 걸리는 일이듯, 마찬가지로 무언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일은 오래 걸리는 일이겠으나 그래도 언제까지고 '언젠가는 할꺼야 그 정리'라고 하면 안될 것 같아서 젊은어른 프로젝트를 레디 셋 고! 하고자 한다.


나의 친구들은 대개 자신이 이번 해에 28살이 되었다는 사실을 믿기 싫어하고 그 숫자를 발음하기 싫어한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젊은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면 진짜로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젊은어른이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과 함께하는 이들은 또 누구인지를 생각하고 정의하면서 그것이 대화의 소재가 됐을 때 잘 모른다 하여 겁 먹지 않는 그런 어른을 말한다. 그리고 그럴 수 있다면 28살인 건 실감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서론이 긴 사람은 별로인데다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적는 것은 무용한 것이니 이제 본론을 말하자면 (...) 이 프로젝트는 내가 속해있는 세대(=요즘 젊은 애들, 2030, 청년, 구직자 등등)에 대해 책을 읽는 것이다. 그리고나서 지금의 나와 우리를, 즉 요즘 젊은 애들에 대한 나의 입장을 말로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해보는 것이다. '아니 왠일로 이런 생각을'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감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올해 봄까지 이 주제에 대한 7권의 책을 읽고자 한다.


오늘 서점에서 이 짓을 했다. 7권 고르기. 한 명의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집중해서 따라가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공동 저술서는 피했고, 젊은 애들이라는 큰 주제 내에서도 흐름이 생겨날 수 있도록 다양한 작은 주제를 가진 책을 골랐다.



1.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후루이치 노리코시)
2.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3.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제현주)
4. '단속사회' (엄기호)
5. '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전영수)
6.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류동민)
7. '열광금지, 에바로드' (장광명)


여섯 권의 사회과학서는 다른 나라의, 한국사회의, 일 하는, 결혼 육아 노후 등을 준비중인 젊은이 그리고 그들이 사는 곳에 대한 내용인 것 같다. 그리고 시놉시스를 보니 젊은이를 이런 주제에 맞게 잘 다룬 문학인 듯 한 소설책을 한 권 포함시켰다.


그럼 생각나시거든 요즘 잘 읽고 있냐며 저를 쪼아주시면 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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