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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 글

하늘과 바람과 별과 나

쥐씨 2016. 2. 16. 01:23

이만하면 선방하면서 살고 있는거라고, 내가 최악의 어른인 것은 아닌거라고, 그렇게 대부분의 시간들엔 안도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인간으로 존재하다보면 이만큼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니까. 나는 그런 나를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엔 없는 거라고. 그렇게 나에게 져주면서 살고 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것만큼 흔한 문장도 없다. 언제를 살든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을테니까. 그래도 지난 6개월을 말하자면 여전히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으며, 그 와중에 새로운 나의 모습들이 피어났었다.

피어났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건 (이쯤에서, 가인의 '피어나'라는 노래는 굉장히 명곡인데) 나는 지난 10년동안 (6개월 이야기를 하다가 10년 이야기로 난 데 없이 넘어가다니 아다리가 안 맞지만) 주로 나를 위해서 시간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살아온 덕에, 그렇게 '나'라는 대상에 투자한 결과 '나'를 충분히 알고, 이해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한두개가 아닌 내 속의 수 많은 '나'의 표본들을 발견했고 잘 보이는 곳에 수집해두는 고고학자 같은 놀이까지 할 수 있는 여유란게 있었다. 그런데 지난 오랜 시간동안 지켜 본 나의 모습보다, 최근에 바라보게 된 나의 모습이 뭣에 비할 데 없이 더 새롭다랄까.

또라이이긴 하지만
그렇고 그런 대중적인 또라이였던거다 나는.

진부한 행동과 말을 싫어하지만
창의적으로 사과받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상대가 사과 비슷한 제스쳐만 보이면 가서 안아 줄 준비를 하고 있었던거다 나는.

그리고
홀가분하게 끝을 바래왔지만
끝이 다가왔다는 게 너무너무 싫은거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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