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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son 4 brea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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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son 4 brea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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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74)
77: (뉴욕) 실 없는 셋쨋날 with진씨크

12월 28일. 셋쨋날 아침. 여유있게 오후 네시 LA행 비행기를 타야 했던 진씨크와 이 수용소를 조금이라도 일찍 벗어나면서. 뒤에서 생각했다. 어쩜 이렇게 괜찮은 사람의 뒷태를 음침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걸까 여긴. think coffee에서 아침. "남은 LA와 seattle도 즐겁지 못하길 바래." 같은 말을 하고 "남자친구 같은거 못 생기길 바래." 같은 걸 되로 받았다. 잘가!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3. 7. 3. 01:57
76: (뉴욕) 그 날 하루만 빠르게 흘러간다 with진씨크

감기약을 먹고 새벽 다섯시 삼십분에 일어났다. 직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벌집모양으로 천장이 오픈 되어 있는 이 방에서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건 얼마나 다른 여행자들에게 누가 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자기 직전에 벌떡 들었기 때문인지, 소리를 듣고 2초만에 깼다. 한칸짜리 침대에서 내가 비비적 거리자 바로 옆방 사람이 비비적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아아아악 이게 뭐야. 헤어드라이기를 쓸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나는 그 날 머리를 감지 않기로 결심했다. 뭔가 잔뜩 눅눅한 기분이 들었지만 뉴욕은 빅토리아 시크릿 향기와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악취가 동시에 후각을 당겨주는 도시니까. 우린 6시 30분에 숙소에서 나와, 7시 10분에 공연장 앞에 늘어서 있는 웨이팅 대열에 합류했다. 진씨크와 나는 몇 가지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3. 7. 3. 01:10
75: (뉴욕) 극심한 불안 with 진씨크

맨하탄의 저렴이로 체크인을 할 시각. 한 층에 어림잡아 방이 80개정도는 되어보이는 복도를 지나 우리의 방을 찾기까지는 열중쉬엇 정도의 보폭으로 따닥따닥 걸어가야 했다. 문을 열고나서 정말. 진짜. 응? "아 아우슈비츠를 경험해보진 않았는데 이게 바로 수용소군요"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천장이 벌집모양으로 뚫려 있어 80개방에서 투숙객들이 저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공용 샤워실 세칸에서 교대로 흘러나오는 물 트는 소리, 물 뱉는 소리, 적게 잡아 5개 국어 이상으로 이루어진 수다들. 세상에 한국말로 "쩔어"라고 말하는 것도 이 상황을 묘사하는데는 부족할 듯 하여, 진씨크와 나는 한참 웃은 후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눈길이 닿는 곳 마다 가만히 응시했다. 주로 벌집 모양을. 그 때 내 시선에서 찍은..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3. 6. 27. 01:44
74: (뉴욕) 극심한 안도 with 진씨크

2012년 12월 26일. 감히 아직까지는 사는동안 가장 흥미진진했던 여행으로 남은 2박 3일. 동행인이었던 진씨크가 얼마나 반가웠는지를 전달하기 위해 간략하게 소개를 해야겠다. 진씨크 : 2012년도 하반기에 캐나다 애드먼턴에서 햄 들들 볶는 교환학생으로 삶. 이름 이니셜이 진짜로 JYJ인 나보다 한살 어린 이로, 3수로 골골대고 있을 때 만났던 재수생 동생. 학원폭력을 통해 친해짐. '씨크하다'가 신조어였던 08년경, 무엇이 진정한 씨크함인지를 보여줬던 애. 지인 중 아마도 정신연령으로는 최고령자. 온유 스캔들에 가장 마음 깊은 위로를 건네주면서도 샤이니월드인 척 안 하는 그런 누나. 국문학과를 장려하지 않는 국문학도. 옆동네인 뉴욕을 근 일주일만에 마지막 대장정을 하러 나왔던 나는 크리스마스 밤엔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3. 6. 6. 19:09
73: 플로리다 백사장은 한번도 못가봤던 애의 summer at Jersey

지난 여름 뉴저지입니다. 날짜는 한달 간격쯤 두고 5월에서 7월 사이였던 걸로 칩시다. Toms River 오랜만의 가계도. 나는 지난 여름 뉴욕까지 시간 반이 걸리는 뉴저지 하부 'Freehold' 큰이모의 집에서 머물렀으며, 차타고 사십분을 달려서 내려가면 외삼촌의 집인 'Toms River'가 나왔으며, 외삼촌은 Toms River 소재의 주로 독거 실버 아메리칸의 집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일을 해오고 계셨다. 외삼촌네서 15분거리인 Toms River 인근 강에 나가보기로 한다. 그랬고요. Seaside park 탐스 리버에서 조금 더 차를 타고 강 유역으로 달려보면. 해변의 한 쪽은 일광york, 다른 한 쪽은 놀이공원의 시설물들을 차려놓았다. 놀이공원은 안 찍었습니다. 저는 챠일드가 아니니까요...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3. 5. 28. 17:00
72: (워싱턴 D.C.) 두서 없는 디씨기행 2

아점. shiker님의 가이드는 일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하루에 세번씩 뭘 먹으러 갈 경우, 우리가 지금 입장하는 곳의 미 대륙 내 지점별 분포도 그리고, 입맛과 취향과 성질(...은 아닙니까?)에 따른 메뉴를 권해주신다는 점 등이 낯선 땅에서 매우 긴장을 풀어 헤쳐놓게끔 한다. 여기는 조용한 디씨 마을에서 최근 인지도가 잔잔히 급부상 하고 있다는 어느 프랑스 베이커리. 미국에 있는 일년동안 Panera bread를 한 25번 정도는 갔던 나는 유사류의 이런 베이커리에는 별점을 높게 줄 수 밖에 없다. 베이커리에 상주해서 포동포동해진 거구나. 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에그 베네딕트. 그릇을 85% 정도 비울 때까지는 속으로 '달걀의 변신은 순결한 무죄야 꺄하핳' 하다가 갑자기 너무 느끼해져서..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3. 2. 25. 23:47
71: 내일 한국 갑니다!

12개월 조금 못 채운 미국생활을 마쳤어요. 그 전에지난주 화요일치 워싱턴 여행 후기를 쓰고 싶고직전에 다녀 온 뉴욕 사진을 올리고 싶고아이팟에 mp3를 채워 넣고 싶으며 (8월 31일 이후로 released된 노래들이 들어가 있지 않은 상태)1월 1일부터 읽을 책 리스트 정리하고 싶고빠뜨리고 가는 것은 없었으면 좋겠다 싶고맛있는 커피 한 잔 먹고 싶어요. 지금은 딱 몸만 굉장히 피로한 상태입니다.마음은 말구요.비행기 속에서 심심하다 싶으면 자소서 초안 좀 써볼까 해요라고 말만 해놓고. 내내 자겠죠.아무렴.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30. 08:29
70: 정치와 20대와 10대

정치 돌아가는 상황을 보는데에 각자의 프레임은 다르겠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연령별 투표율을 이야기 하는동안 나는 연령별 지지율에 자꾸 눈이 간다. 야려보고 있다고 해야 맞는건가... 20대의 33.7퍼센트가 현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금 치사하게 소숫점 겨루기를 해보자면 33.3333...을 넘긴거니까 1/3도 넘는 것이다. 헤헿. 이들이 나와 같은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게 맞다면. 놀랄 수 밖에 없는 결과. 아무리 운도 없게, 사적 의견을 보태는 것을 삼가는 역사 선생님들만 만나온 학생이라고 해도 7080년대는 적어도 정치 영역에 있어 지도자들의 마음이 악으로 점철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 한두개가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지 않소. 물론 달달 외워야 하는 목록들 앞에서 많은 날들 시무룩할 수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24. 01:15
69: (워싱턴 D.C.) 밤은 자주 찾아오지 않는가

아름답고 가차가 없네. 이 중 코코넛과 초콜렛 컵케이크 오브 둠, 두개나 내가 고를 수 있는 영예를 누렸는데 컵케익 하나가 주먹 두개를 합쳐 놓은 듯한 양심적인 사이즈였던 것은 물론이고 늘 컵케이크를 먹을 때 마다 느꼈던 "아오 아이싱이 너무 달어"가 없는 것도 좋았다. A님 커플께서는 저 끄트머리에 있는 것을 매우 만족스러워 하시면서 드셨다. 케이크감 보다 조금은 빵감에 가깝게 느껴지신다는 말씀과 함께...(빵감?) 지인 중에 길 걷다 사진 찍혔다 하면 뭉크처럼 나오곤 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른쪽 사진은 그 친구와 너무 비슷하게 나와서 깜짝. 아무튼 식전 디저트 얻어 먹고, 타이 푸드로 저녁까지 얻어 먹으면서 함께 앉은 네명이 뭐 엄청나게 건설적인 토론을 한 것은 아니지만 뭔가 지성과 감성이 꽉꽉 채워..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23. 12:42
68: (워싱턴 D.C.) 박물관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는 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우선 그간 박물관을 다니며 발견한 내 모습 중에는 '쉽게 지쳐버림'이 있다. 그건 '관람시 완급 조절에 fail'이기도 하고 더 정확하게는 '완벽주의자로서의 FAIL'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완전하고, 직접적으로 모든 걸 알고 싶어하는 나는 작가의 세계관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한 공간에 들어가서는 반도 못 보고 압도당하곤 했던 것. 물론 정말 관심이 있는 소수 작품의 실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박물관 입장은 그 가치를 지닌다지만, 그게 조명과 온도와 부피 등 만만찮은 것들을 모두 고려해 우릴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하는 큐레이터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걸까. 아무튼 심각해질 건 없었다-_-우리가 가는 박물관에서는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22. 15:57
67: (워싱턴 D.C.) SNS에서의 초대

여행을 시작 하기에 앞서 두달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되보는 거에요 =3 모자이크가 당시의 생동감을 깨는 감이 있으나(게다가 S가 두분이라 헷갈리고?) 주고 받는 대화를 지켜보면 내가 꽤나 튕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나는 플로리다를 떠나서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뉴욕에 나가 있고 싶었다. (그땐 그렇게나 추울 줄을 모르고) 둘째로는 뉴욕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와 이 쯔음 숙소 예약에 무척 차질을 빚고 있던 상태였다. 뭔가 하나가 맺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또 하나의 기회와 제안은 내게 있어서는 무조건 '임시적 보류 상태'이니. 어쨌든 비스트 양요섭과 인피니트 김성규가 솔로 앨범을 대차게 발매 하는동안, 샤이니 이진기는 이번 가을에도 솔로 앨범을 내지 않은채로(왜이리 상세해...) 그렇게 가을이 가..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22. 14:13
66: Broken family?

모든 것이 맞물림으로써 지금 아니면 다시는 생각하지 않게 될 아이디어들이 있다고 보는데, 나한테는 그것이 가족이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가족'이 아님을 우선 밝혀야겠다. 내게 가족을 생각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아니었다. 먹고 자는 가장 작은 공동체이고, 동생이 등을 깨물어서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고, 태권도 때문에 첫 사랑을 만났고(야야야...) 미안합니다. 이렇게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남발할 수 있을 정도로 내게 보다 어렵고 무거운 주제는 아니었기 때문. Broken family의 범주를 어디까지 넣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자식의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나열해보자면 부모의 이혼 과정을 보고 자랐다거나, 질병 여타의 이유로 부모 중 한 분의 부재를 겪는 것부터아빠와 자녀의 대화가 너무나도 적은 상태라거나, 부..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19. 15:04
65: 어학연수가 종료되었습니다.

17-18 워싱턴 D.C. (1박) 19 뉴욕 20-22 뉴저지 23 뉴욕 24 뉴저지 이웃집과 파티 25 뉴저지 26-28 뉴욕 (2박) 29 짐싸라짐싸 30 뉴욕 JFK 출국 최근 몇일간은 아예 기분이 없었습니다만 점차적으로 조금 이상한 기분에 압도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마지막 날에 진정성 있는 만세를 부르며 캠퍼스를 빠져 나왔습니다. 한달 전쯤 이미 출국송으로 골라 두었던 red hot kinda love를 들으면서요. 좌우지간 또 한번의 사고가 있었으며 넉달 만에 체중계에 올라보니 십의 자리가 끔찍해졌습니다. 겨울의 공기가 어색하고, 지갑도 두껍진 않고, 그렇지만 남은 보름의 시간 두 마이 최선하겠습니다.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17. 20:32
64: 변태적 브레이크

제일기획 공모전 공고가 떴는데, 이렇게 두근거릴 수가 없다. 11월 중순부터 하루에 두번씩은 공고 업데이트를 검색했으니. 돌이켜보면 좀 변태같다. 심사 결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공지에 타는 목마름이라니. 올 한해는 TV가 들어있는 공간에서 지냈던 날이 단 하루도 없었기 때문에(공공장소에 달린 TV를 본게 전부요), 일년치 광고를 못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장래 정체성을 광고인으로서 더 공고히 굳히게 된 시간이었다. 어쩌면 이런 제한 된 환경, 뚜렷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환경에서 이전의 크고 작은 성취들을 더 사무치게 그리워 할 수 있었는지도. 고작 일년, 이라고 절대. 고작 이라는 부사를 달 수가 없는 시간이었지만, 응 절대로 내 감각. 원초적이기보다 변태적에 가까울지 모르는 그 감각은 죽지 않는 것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9. 19:04
63: 어학 연수생 소기의 목적 달성 여부 평가전 [ijklmn]

영어 설교는 따라 갈만하냐는 엄마의 전화에 “뭐라고 샬라샬라 거리는지 모르겠다”라고 했지만 심의에 걸리지 않는다면 솔직히는 “뭐라고 씨부렁 거리는 건지 십분에 단어 한 개씩 밖에 안들려 이런 10.분.”이라고 했습니다. [defgh]편이 영어로 말하기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ijklmn]편은 영어로 듣기에 대한 것입니다. 듣는 능력은 말하는 환경에의 노출도에 비례합니다. 쉽게 얘기하기 위해, 불어로 된 러닝타임 120분짜리 영화를 보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영화를 쭉 보고 있다보면 등장인물들이 내내 불친절하게 웅성웅성 거린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이건 불어에 관한 저의 단편적인 인상일 뿐이며, 저는 불어를 아주 좋아합니다.) 포인트는, 일정 시간 이상 외국어를 듣다보면 하나의 패턴을 인식하게 된다는..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4. 11:56
62: 어학 연수생 소기의 목적 달성 여부 평가전 [defgh]

미국에 와 처음으로 커피를 주문하던 때가 기억납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플리즈” 오늘의 캐시 담당 서버는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아-메-리-카-노가 무엇인지를요. 영어로 말하기가 꺼려지는 이유는 대개 두가지일겁니다. 하나, 내 발음이 틀린 것일까봐, 둘, 내 억양이 틀린 것일까봐. 그런데 '아메리카노'에서조차 발음과 억양이 틀렸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것입니다. 이렇게 치사하게 구는 세상이라니요. 학부 freshman으로 입학한 저는 첫학기에 시간표를 짜다, 인터네셔널 학생‘만’ 받아준다는 ‘Conversational English’라는 과목을 추천받게 되었고 이 과정이 발음과 억양에 큰 도움닫기가 되었습니다. 그 수업의 묘미는 세달간 Apple≠Elefant 라는 것, 그리고 Eagle≠Indian 라는..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2. 2. 06:56
61: 어학 연수생 소기의 목적 달성 여부 평가전 [abc]

옷장에서 스웨터를 꺼내어 입을 수 있는 계절이 되었다. 삐져나온 굵은 올을 스웨터의 끝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영어와 내가 하나의 올로 얽혀 들었던 출발점을 살펴보자면, 그것은 가시적일 수도 있고 때로는 관념적일 수도 있다. 영어 시험에서 XX점을 받아 머리를 땡 얻어 맞은 듯한 순간부터 일수도. 크리스마스 캐롤송을 처음 듣고 흥얼거렸던 때부터 일수도. 한국을 당연히 잘 알지만, 룸메이트들은 내게 이렇게 묻는다. "Have you ever followed sort of English curriculum?" (여기 오기 전에 영어를 정규적으로 공부해 본 적이 있어?) 나(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한국 풍토는 영어를 중요시해서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무조건 배워. 요즘은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1. 28. 15:37
60: 인제 나에게는 140자 생중계가 있다.

미 동부시간 기준 오늘 오전 9시. 쏟아지는 ㅂㄱㅎ 대통령 후보 단독토론 트위터 생중계. 그간 슈스케 탑12 중계, 싸이대란 중계, 응답하라 1997 중계 등에서의 생생함과 긴박함을 넘어섰던 \(._.)/ .... 말문 터지는 140자 생중계를 모아봤다. @trustyun: 야 잼없다. 몰래온 손님으로 이명박이나 불러내 @green_mun: “ 비정규직을 차별하면은 이제..저기 노동조합을 만들어가지구.. 대표를 뽑아가지구.. 인제 대표가 나가서 시정요구를 하면 인제 회사가 시정을 합니다..” @schema_H: 진짜 어디 메모장 켜놓고, 바그네 말하는거 한번 쳐보세요.ㅋㅋㅋㅋㅋ무슨 구글번역기 돌려놓은 것처럼 말햌ㅋㅋㅋㅋㅋ @luklaikmi: "그래서 뭐 인제 그래가지고 그런 하는데 그것을 이런식으로 인..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1. 27. 11:46
59: 독백 스피치

누군가는 우주에서 대륙으로 뛰어내렸고누군가는 madonna와 춤을 췄으며(이제는 '누군가는 psy와 춤을 췄으며'가 더 격에 맞는 어법일지도 모르겠다)오바마는 재선 월드를 열었고애플은 더 이상의 혁신은 없다고 말하길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 틈에서 정진 중이며 나는 외국인 스무명 앞에서 독백 스피치를 했다.'speech의 기초'라는 과목을 듣는 나는그동안 생애 베스트 순간 스피치부터 시작해서, 성서 낭독, 시 낭독, 전화 영어 재연, 판토마임을 했는데순간순간 곤욕을 치뤘노라고 정리하겠다. 베스트 순간 스피치와 성서 낭독은 대본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는 얼마나 "오버"해야 하는지 몰라서어쩌면 "오버 못하는" 한국인의 피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적당적당히 했더니 B와 C가 나왔다.시 낭독은 I hear ame..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1. 18. 02:22
58: 토요일 밤의 힐링

이번 주 자존심에 크게 구멍이 나는 몇 가지 일을 겪은 후에, 도처에 내게 힐링을 줄 수 있는 존재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마음 속에 에어백이 생겨났다는,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는 얘기. 한국에서 편지도 받았고, 또 하나의 편지가 오고 있으며, 가장 기대되는 책과 가장 기대되는 음반 하나를 조심스레 장바구니에 넣었고, 한낮 3시에 뛰어도 자외선에 쪼이는 기분이 들질 않는 이 곳의 햇살도 좋았고, 때 마침 금요일 저녁엔 분기별 행사인 기숙사 대청소(white glove)를 하면서 나한테 쌓여있을지 모를 잡 먼지를 털어 내기도 했고, 엄마와 전화를 했고, 말할 수 없는 의외 출처에서의 연락도 유쾌했고, 십분도 안되었지만 가장 자주 가는 카페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고 있는 걸 드디어 목격했고, 그러다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1. 11. 13:02
57: 소설을 다 쓰다.

9월 중순부터 쓰기 시작했던 소설을 오늘에서야 다 썼다. 실은 첫번째 이야기를 완전히 엎어버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으니 이걸 쓰는데는 3주와 한달 사이가 소요됐다고 해야할 것이다. 나는 글 쓰다가 빚쟁이가 문을 두드리면 쪽문으로 도망가는게 일상이었다는 발자크의 생애를 떠올렸다. 일시적인 감정일 수 있겠지만 시대의 모든 작가들은 위대하다. 손바닥에 별이 있다면 나는 어떤 소설이든 읽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별 다섯개를 드릴지도 모르겠어요. 이제부터 길게잡아 48시간동안 고쳐쓰기를 해야합니다. 이것이 지나온 모든 초가을의 시간들보다 가장 중요한 시간이지 않겠습니까. 사실 떨려서 어떤 후기도 못 쓰겠다. 빨리 내 손을 떠나게 해줘야지. 마지막 문장을 카페에서 쓰고 돌아와서는 언니랑 네시간동안 얘기했다.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1. 4. 13:33
56: 나는 너보다 오리지널리티를 더 좋아해

모아보면 진짜 웃긴 얘기. 조그마앟게 분통이 터지다 조그마앟게 웃음이 피어오르는걸로 늘 맺어지곤 하는 그런 얘기. 나는 십여일전쯤 같은 캠퍼스에서 먹고 사는 사이인 사촌언니 G언니에게 버럭 화를 냈고, 언니는 얘가 그간 뭔가를 차곡차곡 쌓아와서 한번에 폭탄을 던지나 하는 인상을 받았으므로 내게 급히 휴전 요청을 했다. 이틀 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구일 전인가 팔일 전인가, 우리는 달을 쳐다보면서 비교적 감정의 전쟁을 잘 종전시켜냈다. 여기서 다시 종전일로부터 만 하루 전으로 시점을 이동해보면, 나는 말하다보면 끝내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존재였지만 언니는 이기고 지고 같은 걸 싫어하는 존재이기에 우리 둘을 모두 다 파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친구 E에게 구조 요청을 걸었다. "이번에는 내가 싸움에서..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0. 15. 14:23
55: 산타클로스가 다녀갔나

지난 금요일 눈만 뜨고 침대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는데 내 바로 위 2층 침대에 뉘여있던 L이 침대의 푹신한 관성을 나보다 부지런히 이겨내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곧 소리를 질렀다. "We got a present!!" 금요일은 학교 제 2대 총장님의 취임식이 있는 날이었고 행사 앞뒤로 1시까지의 수업이 전면 휴강처리 되었는데 그로인해 4개의 수업(8시, 9시, 11시, 12시)이나 빠져먹게 된 나같은 위너는 나뿐이었다. 아무튼 총장님이 각 방에 크리스피 도넛을 한 더즌씩 쏘셨고, 방을 셋이서 나눠쓰는 우리방 4315호의 경우에는 한 사람당 도넛 지분율이 4개. 지난 학기 같았으면 두명이 살았었으니까 도넛 지분율은 6개! 그래서 도넛을 열심히 열심히 땀나게 열심히 먹어주었다. 종종 요가를 하는 룸메 C는..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0. 14. 14:08
54: 넘작벽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말고 '책 껍데기에 내가 한줄 나왔으면'을 생각해 본다면, 김중혁의 진짜 들려주고 싶은 바가 남들에게 읽히지 않을 걸 감안하며 c1+y=:[8]이라는 제목을 달아놓는 포부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90여쪽을 보고나서도 이 사람이라면 900여쪽의 장편으로 늘려 써도 포맷에 안정감이 느껴질 것이라는 신뢰감과 더글라스 케네디의 사건사고를 끌고 나가는 알리바이력과 버지니아 울프의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선주장 후말빨력과 법정스님의 좋은 건 같이 보자는 결례없는 마인드와 제인 오스틴의 수많은 문예 장르들이 내게 감동은 줄지언정 모두 실패하고만 다시 사랑에 빠져볼 것을 고민하게 하는 순수미와 빌 브라이슨의 펍에서 만난 어떤 수염이 많은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헤어진 후 매일 밤이 찾아올..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0. 12. 10:48
53: 생활의 사견

1. 다윗에 대해 배우는 수업의 첫 테스트에서 74점을 맞은 나는 다윗이라는 성경 인물의 배경을 제시하는 사무엘상하를 재미있게 읽었고 문예감각이 있는 시인으로서의 다윗을 보여주는 시편은 랜덤으로 읽고 있는데, 다윗의 신뢰의 대명사인건 알겠다만. Why you can not trust? (너는 왜 그분을 신뢰하지 못하니?) Why you do not ask to be trust? (너는 왜 그분을 신뢰할 수 있게 되도록 그 분에게 구하지 못하니?) 이 두가지 질문은 분명히 다른 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 다윗을 들어 얘기하고 싶어지거든 이 두가지 문장을 혼용해서 쓰지는 않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은 한 인물이 상대방(신)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최대치. 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므로..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0. 5. 11:52
52: 하나하나가 하나같이 예술

친구들은 내가 꺼내는 이야기에 적지 않게 놀랐나보다. '유쾌한 너한테서' + '이런 얘기는 처음 들어 봐' 반응을 종합하면 대충 이러했다. 시작은 내가, 단체 카카오톡창의 특정 다수에게로였는데 어느새 각자의 1:1 대화창을 열어 따로 또 같이 마무리가. 다 상대방 쪽에서 열어줬다. 차카기도 하지. '짐작하기'는 인간이 가진 능력 중 하나인데 생활 반경이 다르고 맡고 내쉬는 공기가 다르고 충분한 디테일을 함께 해내지 못하더라도 각자가 짐작해낸 것들을 모르는만큼은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나조차 모르는 "도대체 내가 왜 이러는걸까?"를 끊임없이 짐작해주면서, 들을 여력이 없는데도 들어주는 그 모습들은 하나하나가 하나같이 예술이었다. 나보다 더 하고, 덜 하고 라는 것도 상대와 대화할 시 꼭 고려해볼 수 밖에..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0. 2. 15:50
51: 세가지가 맞아 떨어져도 우연이 아니야

뉴욕에서의 마지막 여름 날, 레고판 몰스킨을 샀고 9월부터 메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하루도 안 빼고 펼쳐서 메모를 해두긴 했다. 처음엔 사회인 대비 자소서 밑그림 구상으로만 한권을 채우고 싶었지만, 졸음 껒여용으로 받아쓴 설교도 있고, 실온 보관용으로 읽다가 마주친 책 구절을 적어넣기도 하고, 아 다음엔 이런 표현을 말해볼까 싶은 들리는 영어 문장도 적어 놓는데, (......) 실은 수식어도 없고 주어 동사가 호응도 안되는(이상하게 맞춤법, 띄어쓰기는 철저하게 지켜집디다만?) 즉, 2차 전달 과정 없이는 이것만 보아서는 아무도 이 놈 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알 수가 없을, 그런 날 것의 내용들에 페이지 수 할애를 많이 해놓은 편이다. 어젯밤에는 알고 지낸지 이제 십일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10. 1. 06:29
50: 땡까땡까

날씨 좋타아.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9. 29. 23:27
49: 광야에는 오아시스도 없고 개인용 텀블러도 없어

9월 1일에 학교로 돌아와보니 직전 학기에 붙어다녔던(붙어다님; 의 기준은 도보 거리 30분 이상의 스타벅스를 주2회 이상 같이 갔는가로 산정됨) 한국동생 J가 돌연 한국으로 돌아가고, 졸업식 때 눈물을 쥘쥘 흘리던 E는 다른 전공으로 학위를 재취득 하겠다며 내 옆방으로 컴백했다. 사촌언니인 Y언니는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보내면서 말도 안되게 꼼꼼한 일정에 맞춰 근무를 하고 있고, 사촌동생 D는 3년제로 예정된 대학원 과정에 입학, 꿈은 이성적으로, 미래의 아내상은 감성적으로 키우고 있는 중이다. & Commercial writing(=copy writing)전공생인 애리조나 출신 C와 친절하고 말주변 좋은 미시간 출신 L과 같은 방을 쓰고 있다. 졸업반, 그 중에서도 미국 4위권 안에 든다는 학교의 간..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9. 28. 06:45
48: 빈둥빈둥 할 때 (안보던 영화 보기 5편)

프리미엄 러쉬(Premium Rush)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만난 조셉고든래비잇. 전지적 자전거 시점에서 맨하탄을 감상할 수 있는 일종의 관광영화? 영화관을 나와 영화 속 그 스트리트를 걸으니 아 이거 묘하다. 10점 만점에 8.5점. 8월 30일의 감상. 메리 포핀스(Mary Poppins) 1964년 작품!! 우산을 펴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메리 포핀스 없이도, 어른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준다면 아이는 얼마든지 fantasy world에 살 수 있을꺼다. 아이들에겐 한번쯤은 ‘유치한 방식으로 배울 시기’가 필요하니. 10점 만점에 8점. 7월 17일의 감상. 왓에버 웍스(Whateverworks)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에는 공감할 수 없는데, 공감할 수 있는 대사는 백개도 넘게 마주치니까 또 ..

반오십이니까 미국이다 2012. 9. 10.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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