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마을의 또띠아를 조달하는 집(-_-;)에 가볼 기회가 있었슴다.아주머니 한분의 능숙함이 첫 번째 장면이고, 저도 해볼게여 하다가 두 번째 장면처럼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 Omnishamble(=총체적 난국)이 일어났다. 시내에서 먹어본 것들. 또띠아로 시작하는 그야말로 전통적인 멕시칸 푸드. 좌측의 타코는 한쪽에 900원정도. 우측의 타코는 또띠아에 고추기름을 발라 끈끈하게 익혀 냈는데 스푼도 포크도 없다기에 손으로 원샷. 요즘 그 맛이 자꾸 생각난다. 고추참치의 향이 가끔씩 그리워지는 것 처럼. 마을 주민 파티에 초대받은 어느 날 저녁 ...음식의 맛이라고 하옵시면 아아... 스테파노 요리가 그립다 엉엉 금요일밤의 데뀔라 파티.술 섞다 춤 추다 술 섞다 춤 추다 정신없다. 나는 ..
18식사는 전 멤버의 손을 두 번 이상 거쳐 차려졌다. 각국 대표음식 한상 차리기는 메뉴 아이디어를 짜는데 있어 어느나라 사람 할 것 없이 큰 부담감을 안겨 주었고 아이디어가 고갈된 팀은 팬에 데운 또띠아에 넣을 ‘어떤 속재료들’를 열심히 만들었다.게중 이탈리아 남자 스테파노는 파스타에 강한 자부심이 강할뿐더러 요리하기를 즐겼다. 유일하게 다섯 번이나 요리를 자처한 그는, 캠프 기간 내 맞이한 수많은 갈등과 번뇌를 부엌에서 해소하는 듯 보였다. 캠프장 반경의 도보 거리에는 두군데의 마켓이 있었는데 구멍가게라고 부르면 구멍에 누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두 군데 모두 협소했다. 식료품 종류도 현지화 되어 있었고 그래서 변변 찮은 재료를 구하기가 힘이 들었는데도 스테파노의 파스타 비주얼은 꽤나 괜찮다. (..
14멕시코 국가의 전반적인 교육 수준은 알 수 없지만 어느 곳이든 '작은 마을'의 교육 수준은 낮고도 협소하다. PEC는 (-_-앜 PCC랑 철자 하나만 틀리잖아!) 우리의 첫번째 캠프장 바로 앞에 있던 초등학교로 우리팀은 이틀동안 이 학교에 출근했다. 1-2, 3-4, 5-6학년 별로 분반이 되어 있고 한 반에는 10명 남짓의 아이들이 있었다. 정말 신기한 것은 점심시간이 한시간인데 간식시간도 한시간이라는 것이다. 열시에 간식 먹고, 한시간 공부하고 열두시에 점심 먹고! 꺄울 신난다! 우리팀에는 자유자재로 스페니쉬를 구사할 수 있는 친구들이 4명이었는데, (다수는 초급자. 저...저요? 저는 ㅌ,탈락자.) 이 친구들을 리더로 하여 단 하나의 국적도 겹치지 않도록 4개의 팀을 짜는 과정은 가히 워크캠프 ..
13첫번째 그림자~ 무빙캠프?우리는 워크캠프가 아니라 무빙캠프를 온건가 싶을 정도로 이사를 다녔어야 했는데 첫 번째 집을 임시적으로 임대했다는 사실은 그 곳에 짐을 풀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집은 이렇게 생겼는데, 도마뱀과 몸집이 작은 편인 쥐의 자유로운 활동무대였다. 그런 것들은 얘네는 동물적 동물, 캠퍼들은 사회적 동물, 그러니까 지붕이 있는 자연 아래 우리는 하나. 뭐 이런 식으로 주문을 걸다보니까 익숙해지기도 했는데 멕시코의 8월은 나름 우기였고, 하루걸러 한번씩 장대비가 오곤 했다. 처음으로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아침, 가이들이 눈을 부비며 야외 테이블을 실내로 옮겨 놓는걸 멍 때리면서 보고 있는데, 잠시 후 하드케이스 재질의 캐리어를 가져온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5) 음악을 듣고 책을 읽었다. 점점 전자책 시장이 활발해지는 탓에 전자책 책꽂이에 와 를 꽂아갔고, 출발 5일 전에 이베이에서 마련한 중고 아이팟도 가져갔다. 에서 그려지는 크레타 섬과 멕시코의 모틴 마을이 꽤 비슷한 모습이어서 모처럼 정독했고, 강남스타일을 여러번 틀어주었지만 그 땐 아직 싸이월드화가 이루어지기 직전인 8월이었어서 외국인 친구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없었다. 올 여름 빌보드 차트를 정복했던건 ‘call me maybe’였고 역시나 지겹게 흘러 나왔던. ...op, op, op- oppan gangnam style 12 문제는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도 일할 시간이 되면 또 다른 ‘뉴 잉여시간’을 맞는다는 것이었다. 밤 10시에 출근을 하면, 소수는 바닷가의 해먹에 눕고, 대다수의 멤버들은 모..
10 밤일은 짜투리 시간이라고 말하기에는 겸연쩍을 만큼의 잉여 시간을 주었다. ‘잉여’는 자조적인 이미지로서 자신을 묘사할 때 자주 쓰이곤 하는 말이지만 사람이 개인의 계획과 단체의 일정에 꼭꼭 맞아 들어가게 살더라도 잉여시간은 오기 마련이다. 그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잉여 시간에서 바쁜 시간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에서 죄책감을 안고 간다는 것은 현대인이 가진 큰 결점 중 하나가 아닐까. 돌이켜보니 멕시코라는 땅이 내게 가르치고자 했던 것은 ‘잉여시간을 갖고 노는 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낯선 땅이라는 것은 낯선 음식, 낯선 사람 그리고 낯선 일들, 할 수 있었지만 해보지 못했던 일을 하고 있는 나로 구성 되어 있는 것. 지금부터는 흘러가는 시간들을 붙잡을려고 노력하지 말고 한..
9 우리의 일은 모든 인원이 도착하지 않은 8월 8일부터 바로 시작되었다. 워크캠프는 '워크'를 하러 간 것이니까. 웃지 못할 일은 나는 사전 오리엔테이션에서 우리가 할 이 일들의 단계별 얼개와 각각의 단계에서 일하는 방법들을 코치받을거라 기대했는데, 그런건 전혀 없었고 멸종 위기 바다거북에 대한 인식 제고에만 그칠 뿐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게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다. 인간이 북극곰이나 펭귄의 감정을 헤아리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 된 역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바다거북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릴 수는 없다. 단지, 인간 존재를 원망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게 확실해서 마음이 놓이기는 한다. 이는 바다거북의 턱없이 낮은 생존률에 연관되어 있는 것은 인류가 아닌 ‘자연’이기 때문이다. 바다거북은 ..
6 열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전 8시 반 테코만 시티, 뜬 눈으로 최종행선지 버스를 알아보니 두시간 후에 다음 차가 있고 요금은 70페소란다. 테코만 시티에서 모틴 델 오로 마을까지 한시간 정도 달리는 버스는 멕시코 중서부의 모든 해안 마을마다 정차하는데 특히 워크캠프 측이 보내준 설명서의 일부를 보면, "~drives in a road with the sea in one side and the jungle in the other you will have incredible sights of virgin beaches all along the way. (너는 있다. 볼 수. 인크레더블한 멕시코 정글을)" ㅇ_ㅇ 이, 인크레더블한 정글 한번 봅시다. 7 한시간 걸린다던 버스는 세시간이 걸렸고 당췌 왜 사전 ..
3 제2, 제3의 외국어를 배워야 겠다 싶을 때 갖추고 있으면 좋은 조건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번째는 성실함?(초반 계획만 반짝 짜놓고 금새 시들어 버리지 않아야 할 것), 대담함?(말을 고르는 정제 과정 없이 못난 말 한마디를 외국인 친구에게 던질 수 있어야 할 것), 여기까지가 후천적 노력으로 획득될 수 있는 것이라면 조금 다른 성격에서 중요한 조건도 있다. '언어 능력'이라는 놈. 처음 접하는 언어를 척하면 척하고 잘 응용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나는 그런 능력자가 아니다. (책 좋아하고 말 되는 말장난 잘 치는 것과는 상관 음슴.)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수능 때 치른 독일어는 진짜로 7등급, 대학와서 교양 스페인어는 C에 교양 프랑스어는 C+ 멕시코는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다..
1 시방 보딩패스가 몇장인 것이여. 23일 오후 한시에 캠프장이었던 멕시코 motin 마을을 떠나 25일 오후 세시반에 뉴저지 집에 들어온 나는 마지막으로 팀 친구들과 tecoman 시티를 조금 구경했던 것과, 들렀던 4개 공항 소재지의 시차들을 모두 빼기로 셈하더라도, 집에 돌아 오는데 못해도 40시간 이상이 걸린 것이다. 애초에, 나는 중미가 북미와 가깝다는 이유로 멕시코를 가보겠다고 했던 애다. (대강, 필라델피아부터 멕시코시티까지 순수 비행시간은 여섯시간 남짓으로 짤막하다.) 집에 오는길에 비행기를 두번 놓쳤다. 물론 난 로마-인천간 국제선을 놓쳐본 적도 있다. 비싼걸 '놓쳤을 때'에 그 자리에서 냉철하게 상황과 원인분석을 할 수 있는 지성가는 그리 많지 않다. 사건이 반복 발생일 경우는 더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