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세븐 학기동안 아무 것도 안 하다가 4학년 2학기가 들어서부터 해 가지고는 어제로서 공식적으로 스펙 놀음이 종료되었다. 어쩌면 내가 되게 스펙적인 거 안다.불시에 나는 왜 이런 것들을 적게 되었나.필요시 되는 걸 다 가지고나면 그 다음부터는 물러설 내공이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이제 '떨어지는 이유'는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 내가 잘 가다듬고 길렀어야 할 내공 때문이라고 밖에 결론이 나오지 않을테니.그래서 이제는 하기 싫은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조금 더 할 수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 주에 치르고 온 OPIc 얘기를 해봐야겠다. '에바양'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건너편 모니터에서 40분동안 나를 쳐다보던 파란 눈과 과하지 않은 톤의 금발로 논리라고는 없는 내 말을 들어줬..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저자박민규 지음출판사예담 | 2009-07-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그럴 듯한 것은 결코 그런, 것이 될 수 없다 그럴 듯한 인생이... 대학교 1학년 때 읽었던 그 때 나름의 울림이 있었던 탓에 모아뒀던 구절이 든 hwp 파일을 발견! 그 당시 파반느는 이해받기 힘든 여자 주인공이었고 그래서 좀 더 자라면 다시 읽어보자고 다짐했었던 것도 어렴풋이 기억. 거의 다 간 (것 같은데 왜 끝이 안 나오는) 올 해이니, 스물일곱의 시작은 이걸로 해야겠다. 끨끨. p.45 이것이 내가 아는 아버지의 전부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의 내면은 코끼리보다 훨씬 큰 것이고, 인간은 결국 서로의 일부를 더듬는 소경일 뿐이다. p.51 때로 생각한다. 한 장의 얇은 슬라이스 같은 긍정과 부정,..
0. 자리가 너무 좋았다. 고마워요 친구의 친구님. 1.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장르가 점점 특별할 거 하나 없이 느껴질 때 쯔음, 로부터의 는 빛을 발한다. 그러니까 어느 이야기의 이어지는 2부가 아니라, 완전히 다르게 태어난 또 하나의인셈. 이 정도면 배다른 출생으로도 느껴지는셈. 그래서 애초에 를 지은 그래고리 머과이어 작가가 보여준 상상력은 대단히 대단하다. 2. 우리가 초록색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리한 이미지인 '친자연(eco-friendly)', '눈의 건강에 좋은 색(good for your eyes)'에서 벗어나 아무도 초록 얼굴의 엘파바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 초록의 도시로서 에메랄드 시티가 눈 앞에 펼쳐지는게 인상적이었다. 초록색은 정말 너무 흔한 색인데. 누군가가 초록색으로 놀림을 받으..
-취업용 증명 사진을 찍음 촬영해주신 분이 주간지 대학내일 사진부 출신이시라기에, 요즘의 대학내일을 바라보면서 생기는 속내도 나누고, 옛적 문화부 최종탈락 했을 때의 에피소드도 들려드렸다. 내 이야기가 작업의 능률을 높였음이 분명한 듯. 결과물을 보면 하하하. 웃어요. -토익이 목표 점수를 넘어감 -독서 오십한권 째, 지금은 김화열씨의 에세이를 읽는 중 -모교 광고 공모전, 문화광고 그랑프리 탈락 투콤보 -요즘 학교는 주6 출석 -한국은 좁고 광고 회사는 많다 -학과 행사인 PR week 중 예전부터 소문난 기획서를 보고 싶어서 프레젠테이션 열전에 구경 감 기립하고 싶었다. 얼마나의 노력이 보이니까. -모르긴 몰라도 한달동안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확고함을 보이는 8명의 각계 여성 리더로부터 강의를 들었다..
일평생 몸놀림 역사여야지입놀림 역사여서야 쓰겠느냐나날이 땀과 눈물이어야지말로 거저먹어서야 하겠느냐-「말의 무게」 내 말과 내 삶 사이이 둘이 결코 닿지 아니하여벌어진 공간과 그 거리를주시하고 있다자로 재어 보고 있다그 곳을 나는안절부절 못하고 있다말과 삶, 둘 모두를놓아 버리지 못하고 있다.-「말과 삶」 아침을 두고사물들에 주려고어젯밤 정성스레 모아 두었던말들이안개와 안개에 막히었다-「말과 안개」 따분하면티비를켜지않겠어요검은색양복의정치나얼어죽을정치논평이나홈쇼핑들뜬목소리는비키어가요안보이는사랑의나라만틀어대는종교채널도싫고요가벼워날아가버리고마는허망한웃음쇼도마음에안들어와요-「사는이야기」 돌들의 거무죽죽한웃옷들을 갈아입힌다봄날의 참꽃이어라진달래의 수줍은 분홍색꽃 얼굴을진하게 덧칠하고 있다.-「봄비」 달빛이 비운 자..
조윤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오빠야들에게 먹거리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이것이 학창시절 모든 내 친구들의 행적이었어라... 어제 학교에서 점심 먹고 있는데 응사 트위터로 약 1시간 이내의 명동 프리허그 예고. 태지 오빠 만날 때 입었던 옷 그대로 입고 ㅋㅋㅋㅋ학교에서 세정거 밖에 안 되는데 가볼까. 2시 정각.명동 메인 로드 (케이블 TV에서의 이벤트 장면이나 9시 뉴스데스크가 찍는 거기)에서 할 줄 알았는데 명동역 6번 출구 나오자마자 바로.인파를. 뚫었더니.그냥 순진순진 친구의 여동생처럼 생긴 도희가.현장 반응은 "숨막히게 이쁘게 생기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쁘게 생겼다"였다.미모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형성 된 캐릭터와 현실인물 사이의 괴리ㅋㅋㅋㅋㅋㅋㅋㅋ극 중의 해태와 삼천포를 씹..
작년에 뉴욕 MOMA에서 들고 온 달력을 한장씩 넘길수록(물론 매달 8일이나 9일이 되야 뒤늦게 넘기길 부지기수) 일을 하고싶다는 마음이 커진다. 일하면서 공부를 하는 것도 괜찮고, 일만 하는 것도 괜찮고, 왜 그냥 '구직'만 싫다고 얘기하지 그래. 월요일의 첫 수업에서 교수님은 '요즘 기업이 지원자의 페이스북 계정을 검토해서 면접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니 졸업 얼마 안남은 친구들은 계정을 이참에 없앴다가 다시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에요.' 라고 하셨다. 이게 우리를 생각해주고 하시는 말씀이에요? 우리의 일부분을 고려해주신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아무리 선의에서 나온 말이어도, 아무리 그게 지식인의 가치판단의 결과더라도, 내가 학교를 다니는거지 취업 공장 다니는거 아니는건 아니잖아..
우주에서 조난당한 여인에게는 여러가지로 극적인 순간이 있었다. 산소량이 1%만 남아있는 걸 알면서 계속 숨을 쉬어야 할 때, 저기서 아무도 응답하지 않을 때, 그리고 끝없이 뱅글뱅글 돌면서 제자리로부터 멀어질 때. 때로 우리의 삶이 삐걱일 때, 그것이 직선이나 화살표 위에서 넘어진 것이 아니라 우주 중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질서라고 볼 수 있는 타원형의 궤도에서 아예 빠져나온 것 일 수도 있다면... 살아가는 건 한층 더 끔찍한 일이 될 것 같다. 영화는 우주에 관한 의문을 후대의 영화 감독 혹은 지식인의 몫으로 양보하려는 듯 대부분 해소해주지 못했지만 우리들이 알 수 없는 어떤 힘엔가 이끌려 궤도권 내에 머물러 있다는 것만은 알려주는 것 같았다. 성큼성큼 걸어나가진 못해도 가만히 있어도 유유히 전진하는..
모든 게 노래저자김중혁 지음출판사마음산책 | 2013-09-10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소설가 김중혁의 비트 있는 신작 산문 노래와 계절에 깃든 유쾌함... 최근 반년간의 독서를 돌이켜보면 이렇다. 단순히 속독이 아니라 정독입니다, 라고 말할 수 없게끔 책장을 쉽게 넘기는게 힘들어졌으며 "니가 지금까지 살아 온 데에 대한 확신이 있냐"를 비롯한 이상한 질문들이 뭔가를 읽는동안 끊임없이 뻗어져 나오는 것이었다. 아무리 무심하게 보려고 해도 보는 족족이 어렵고, 충격적이었고, 미처 조리되지 않은 생(生)간 같은 생각들을 당장 남에게 옮기지 않으면 재빨리 우울해졌다. 그래서 희생당한 몇몇 옆 사람들아 미아납니다.... 를 읽는 건, 그런 패턴에서 탈피하고 싶었던 의도적이고 주체적이기 까지 한 행동이었다. 나..
10월 2일.연극 관람하고서 일전에 을 보고 토론했던 애와 열심히 토론을 또 했는데 막차 시간이 가까워져서 너무도 안타깝게 헤어졌다. 평일 밤 대학로에서 연극 한편 보고나면 집에 자정 전에는 들어올 수 있는 거리의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 싶었다. 창간호를 보면서.올 초에 화락화락 불타올랐던 잡지에 대한 흥미가 약간은 하락세.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 계속해서 가장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찾아 내게 맞는 플랫폼들을 계속해서 찾아다니는 듯 하다. 10월 3일.장진우 식당 4개월만에.4개월에 한번정도로 가는게 격에도 맞고, 기분에도 맞는 것 같기도 한데.H의 반응이 "그...그랬었나?" 싶을 정도로 오래 갔어서 이런 감정 오랜만이었지만 뿌듯했다 :-0그리고 경리단길 숯불생고기(이게 가게 이름)..
일주일씩 안 자도 괜찮은가?글로 하는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는가?왜 카피라이터인가? 말할 때 표정을 구기는 버릇이 있다.왜인가?내면의 어떤 부분이 표정을 구기게 하는가? 를 한달 안에 찾아와라. 자기소개서에서 진정성이 떨어진다.그건 왜인가?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은걸 보여주기 위한 다분히 의도된 ‘라임 맞추기’보다는 정말 잘 쓴 ‘한 줄’이 더 나을 것이다.자기소개서는 잘 쓸 것 없고, 나를 잘 소개해라. 작은 회사를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앞으로 부지런하면 되겠다. 개인주의적 성향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물론, 개인의 성향이라는 것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쟤는 뭐 이런 어마어마한 카피를 쓸 수 있는건가]같은 사람이 되서 즉, 계속 같이 일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되는게 아니라면1+1이 3을 만들고 3+3이 1..
혼이 이렇게 싹 빠져나갔던 지난 일주일은 살면서 맞이 할 일주일들 중 미약한 시작일 뿐이겠지. 월요일이었다.친구와 의무감으로 맥주잔을 기울였던 것 같다.맥주는 언제나 옳고, 친구는 대개 사랑스럽지만,단지 친구의 끝을 기념해야 할 것 같았고, 아마 '끝을 맞이하는 자리를 함께 장식해주는 것이 친구'라는 정의를 내리는 정의의 신사가 된 것 같았다. 한시간도 앉아있질 못하고 자리를 떠야 했지만 나는 그 친구에게 예측치 못한 선물까지 받았으며 두고두고 내 마음은 편할 수 있는 어떤 자리를 마련해버린거였다. 다음 날에는 를 보았다. 지난 4년간 이 공연을 좋아하며 기다릴 수 있었던 포인트와는 전혀 다르게 이 날 공연에선 '드라마'에 넋을 놓았다. 오케스트라석에서 보니까 순수하게 말하자면 그들의 땀도 땀이지만, 표..
버스를 타고 잠시 강정을 지나는 일이 있었다. "여기가 강정마을이래" 그렇구나. 조금만 고개를 좌향좌, 우향우 해보면 혼탁스러운 시국, 혼란스러워지는 나의 머리. 마음까지 가 닿기에는,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이상한 일들이. 그 이상한 일들도 어느새 나를 거쳐가는 정보들 중 하나가 되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런 '참사의 이름(名)'만 알 뿐, 무슨 내용인지는 모른다. 아무튼 셋쨋날의 숙소로 향하는 아침에는 [적극 지지!]라고 빨갛게 적혀진 빨갛게 쓰여진 플랜카드를 지나쳐갔다. 반가워도 되나. 그리고 여행의 중간을 지나가고 있는만큼 가방이 점점 새롭지 않고, 지겨웠던 브라우니. '지금껏 생애 최고의 숙소'라고 간단히 정의 한 여기는 제주공항을 끼고 있는(이래봤자 택시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의) 게스트 하우스..
잘했슴.정말 못 할 줄 알았으니까.컴활을 들여다보느니 제 3의 외국어를 배우는게 낫겠다고 몇 번이고 생각했었으니까.언제부턴가 언제까지고 졸업을 향하여. a. 친구들의 과제 열두시간 안에 해줄 수 있겠냐며 급 섭외당한 대학원 친구의 졸업논문 초안 만져주기. 새벽녘에 혼자 드뷔시, 비발디, 베토벤 여하 두 명의 뮤지션들의 구절을 읽고 또 읽었다. ...... ㅠㅠ 에서 요네하라 마리는, 자신이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는 야트막한 지식인들은 숨이 다 할 때까지 다방면을 공부해야만 [통번역이라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논지를 펼쳐 놓은 적이 있다. 그래 그런거야. 그날 밤, 나는 이 일을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여차저차 부족한 여자이기 때문에 이정도가 최선이었다고 생각. 그래도 밥은 얻어 ..
주사위가 필요하면 주사위를 세월이 필요하면 좀더 많은 시간을 굴려봅시다. 모래시계라도 뒤집을까요? -「겨우 두 사람이 있는 대화」 돌멩이에서 바위가 떨어져 나갔다. 아주 큰 짐을 덜어버린 것이다. 이제 먼지처럼 자유로울 일만 남았는데 바위와 먼지 사이엔 또 얼마나 많은 계획이 남았는가. 모래도 필요하고 가루도 필요하다. 연기처럼 보일 때까지 마침내 안 보일 때까지 -「이탈」 나는 그때까지 고아나 다름없는 먼지였는데, 앞날 이 창창하거나 야심이 많은 먼지도 아니었는데, 성실 하고 우울한 먼지와 더불어 여행하였을 뿐인데, 먼지 속에 들어 있는 다이아몬드를 욕심내어본 적도 없는 데, 의심해본 적도 없는데, 씨앗이 뿌려지면 자라는 바위를 의지해본 적도 없는데, 돌에서 모래로 모레에 서 연기로 성장해가는 고통을 ..
여행지에서 주어진 날 밤에 잘 예정인 숙소에 목적없이 들려보는 일은 무익하다. 호텔형 여행을 나도 언젠가는 하겠지만. 점점 여행마저 성취의 대상에서 예외가 없다는 사실이 지긋지긋해질 때 쯤이면. 그리고 여행 또한 사회화의 한 방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면서, 동행인이 공간을 누리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도 아니면 단순히 제대로 된 조식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러니까 그런 경우라 하면, 여행 루트 중간에 잘 차려진 숙소의 문턱을 복닥거리는 걸 포함시키는 것도 그렇게 자존심 상하는 일은 아닐 수 있겠지. 우도를 빠져나오는 길에 샤워를 해야 겠다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청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을까. 한낮의 우도에서 땀을 어찌나 많이 쏟았는지, 그리고 살은 어쩌면 저..
'문학동네' 시집시장 균일 4천원과 2040 여자는 꼭 읽어야 한다고 현장에서 영업 당한 마스다 미리 베스트셀러 30% 할인가와 '마음산책' 요네하라 마리 신간 더하기 구간 역시 30% 할인가. 여름에 열렸던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는 한 권도 안 샀었는데 이번엔 정말 '구경'이라든가 '마실' 개념의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적어가서 '구매'만을 착실하게 하고 왔다. 요네하라 마리 책은 우리집에 지금 7권 정도 있는 것 같은데 전집을 모으는게 i dreamed a dream 이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모으기로 했다. 어짜피 대부분 내가 아니라 아빠가 사 놓으시긴 했지만 [....] 수요일 university-대학로목요일 강동구-이태원금요일 홍대토요일 university-이태원을 다녀 온 나는 다리에서 김..
어떤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이따금 정지해 있는 어여쁜 차라든가 매끄러운 자전거를 지나쳐야만 한다. 나는 어떤 감정이 들어서 무표정 했던게 아니다. 그래도 표정하면 좋았을텐데. 차가 참 이뻐요. 시월의 초, 해가 지고 느낄 수 있는 바람은 좀처럼 채집하기 힘든 종류의 것이다. 내일 저녁에도 이와 같은 바람을 맞아 볼 수가 있는걸까, 하면서 짧디 짧은 걸어볼만한 가을을 감상했다. 엄선한 사람과만 바깥 바람을 쐬곤 한다는 H를 인근역에서도 꽤 걸어야 하는 장진우 식당에 데려갔다. 오늘의 장진우식당은 창작 파스타 day였다. 왼쪽은 토마토로 분류되어 있지만 '토마토 소스를 거의 쓰지 않고 방울토마토로 간을 하면서 레드와인을 넣은 참치와 함께하는 토마토 파스타' 이고 (....헥헥)오른쪽은 '명란과 버섯..
붉은 갈매기가 버리고 간 둥글고 넓은 거북이 등껍질 익사하지 않은 책을 그 위에 싣고 나는 떠난다. -「가족의 탄생」 빈민굴에서는 비극을 우화로 전했다. 싸구려 양탄자들을 알록달록 걸쳐놓은 어두운 지붕들. -「금서들」 우리는 늘 다쳤다. 어디에도 눕지 않은 채로 상처 를 안고 흐느낄 수 있었다. 식욕도 느껴지지 않게 하 는, 진흙탕 속 엉망진창의 엉터리 기억들. 세상 모든 파편들을 풍경으로 얻어가도 배부를 수 없었다. 행복 해라.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행복해져라. 행복해져 라. 아무도 우리에게 말을 걸 수 없었고 우리는 아무 에게나 함부로 대답해주지 않았다. -「한량들(우리들에게)」 문학과지성 시인선 406 이이체 시집
오늘 밤 연극을 함께 본 친구는 고작 4일 전에 이별을 겪었다.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현명한 그 애는 극단의 속성을 가진 서로 다른 시절인연의 연인들과 번번이 사랑을 잘 누리다가 번번이 이별을 맞는다. 이번엔 결혼을 목전에 두고 온갖 외부요인들에 의해 이별을 맞으면서, '그도 나도 아닌 다른 누군가가 갈라놓은 사랑'을 맛 본 것 같다는 감회를 전해줬다. 오랫동안 사랑에 속해왔던 이에게나, 오랫동안 사랑을 생략했던 이에게나, 한 편의 연극은 동일하게도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수많은 뮤지컬을, 연극을, 영화를, 공연을, 책을, 음악을 왜 보고 듣고 있는지에 대해 이번주엔 뜬금없게도 그런 딴지에 여러 번 걸려들었다. 순간의 하하하 또는 순간의 엉엉엉 에 있어 좋은 도구가 되어준다고 믿는 덕이기도 했었는..
9월 2일. 막학기 개강 하고 18학점이 최종적으로 safe 된 날입니다. : http://gsoon2.tistory.com/573 9월 3일. 학교 앞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테이크 아웃시 1000원인 곳을 발견했습니다. 뻔질나게 들렀지요. 하루에 두번도 가고요. 맛과 향이 원래부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던 곳이었습니다. 9월 5일. 지드래곤의 '쿠데타(COUP D'ETAT)' 앨범이 발매가 되었습니다. 첨부 된 이미지는 오늘부터 예약을 받고 있는 한정판 LP 자켓 커버이구요. 정말인지 그는 대단한 음악을 대단히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9월 6일-7일. 교회 마을MT 급히 섭외되어 작은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그룹에서 어느덧 4개월차. 이제는 적응중이라는 타이틀도 귀찮잖아요. 새그룹 입장 시..
아침. 토스트. 드립커피. 둘 다 깊은 맛은 없지만 여기가 타지에서의 둘 쨋날이라는게 무럭무럭 느껴지고 있다. 어떻게 벽을 청록색으로 발라놓을 생각을 하신거에요? 이뻐. 남부지방에서 동부지방으로 가기 위해 오전 7시 55분 버스를 타고 환승을 위해 중앙 로터리라는 곳에 내렸는데, 둘이서 표지판 보면서 버퍼링 걸려 있었더니 제주도에서 오십년 살으셨다는 할머니가 우리에게 다가오셨다. 귤을 주시면서 우리는 "귤이 정말 맛있어요" 같은 일차적인 반응밖에 못했지만, 거기 가려면 이거 타야해 하시곤 길을 일러주셨다. 환승용 버스까지는 30분정도가 남은 것 같아서 "저희 처음이니까 여기 골목들 좀 둘러보고 올께요. 안녕히 계세요." 했는데 "어딜가수꽝 그냥 있어" 라고 하셔서 아침 볕을 받으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어..
8월의 끝자락에 있을 이 여행을 기다리며 봄학기를 버텼던 우리는 어느새 가을학기를 살아가고 있다. 이건 8월 19일의 이야기. 정오가 조금 넘어 내린 제주공항은 푹푹 쪘다. 공항에서 시가지로 빠져 나오는데 도보로 삼십분이 걸렸고, 그러던 중에 늘어서 있는 야자수를 마주했다고 해서 "어익후 여기가 제주구나! 빼도 박도 못할 제주야!!!!!!!"라고 했던 적은 없다. 단지 푹푹 쪘다. 첫 끼를 위해 육십여분 간 더 웨이팅을 해야 했고, 고기국수를 젓가락으로 집어올린 건 2시 20분의 일이었다. 우리 옆자리에 있던 커플은 "제주 음식은 어쩌고가 별 몇 개, 저쩌고는 별 하나 빼자, 자갼 어땡" 하고들 있었는데 그런 연음까지 차곡차곡 듣고 있었던 건, 먹기만 하는 우리의 테이블은 무척이나 조용했기 때문이다. 제..
우리집 티비에서 105번 틀면 나오는 QTV의 . 토니 오빠에게 도시락을 싸주다가 진짜로 포장 도시락 회사를 창업한 클럽 H.O.T. 팬 분, '할 수 있어' 뮤직 비디오 촬영 등의 초반 방영분을 재미있게 보다가 가을부터는 통 챙겨보지 못했는데, 가장 최근 에피소드가 무려 동시대 잡지의 화보 촬영은 물론 표지를 장식하는 것이었다고. 20세기의 연예잡지 는 나도 꽤나 샀었다 ('-')= 3 아이돌의 조상들을 모아모아 NYLON 10월호 표지 모델 오! 오! 다섯 분 중 한 분도 내 본진이었던 적이 없지만 드라마 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의 나는 방울이 추억추억. 그리고 알라딘에서 놀다가 재미있는 걸 발견. 어? Arena homme 10월호는 멤버 별로 표지를 냈네? *(-_-)* 정말 다 커버렸다.
0913 Avenue Q 엄청난 의역으로 구성 된 자막과 인형극인 만큼이나 시선 분산 요소들이 여기저기 보임. 그러므로 그 어느 공연보다 호불호가 뚜렷한 공연이 될 수 있겠다만, 내내 낄낄거리면서 봤다. 이전에 의 원형이자 미국판 딩동댕 유치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성장 신화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영어 리딩 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었어서 이렇게 성인을 위한 극으로 재탄생한 것을 보고 내가 괜시리 뿌듯하기도 했던. The Tipping Point 저자 Gladwell, Malcolm 지음 출판사 Back Bay Books | 2001-05-01 출간 카테고리 인문/사회 책소개 티핑 포인트의 세 가지 특징말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의 세 가... '세서미 스트리트'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더 잡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3-08-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 비즈니스세계는 정글, 살아남는 자가 승자다! -전 세계 3... 살다가 벌어지는 스토리들에 압도되어서 정작 스토리텔러가 되야 하는 타이밍이 오면 무력해지는 캐릭터! 를 구현한 소설이라고 보면 좋겠다. 이 긔나긘 567 페이지의 주제 의식은 권겸징야인가. 겸손하게 살거라, 야망은 가지지 말거라?ㅋㅋㅋㅋㅋㅋ 을 읽는 동안 더글라스 케네디를 힘겨워 하는 사람들을 발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내게는 잘 읽히는 작가, 잘 따라갈 수 있는 작가 중 한명임에도, 엔딩에 다다라서는 작가에게 옐로우 카드를 들고 싶은 심정이 치밀었다. 요즘 시대의 인재상인 스토리텔러의 소질이 다분한 주인공이 보여준 장황한 마무..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저자 폴리 호배스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12-11-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람들은 밭이 썩는 꼴을 못 봐 주지만 썩는 것도 있어야 모두... 연출가 노라 에프런은 하드 드라이브 폴더에 본인의 장례 절차 진행 시나리오를 담은 파일을 저장해 놓고 죽었다. 한 사람이 가진 가치라든가 또는 한 사람이 남긴 것들의 저작권 같은 게 사후에 더 강력해지는 삶(ex: 반 고흐 흙흙 모래모래 자갈자갈...) 살면서 거기까지 내어다 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죽음이라는 기점을 뚫고 늘어서있는 그녀를, 언제나 그녀다웠던 그녀를 유쾌하게 바라보게 된다. 이런 죽음이 있다면. (청소년 성장 소설이 그리는) 저런 죽음도 있는 것인데. 개인의 죽음이라는 것이 남겨진 개개인들을 ..
금 주의 한건. 학부모님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과외비를 적합한 타이밍에 받았다. 하루만 늦어졌어도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좌우지간 시한부 좌석이었던 노트르담 드 파리를 살려냈고, 어학시험1, 자격증시험1도 등록했다. 월급의 향이 나는 통장이 있다더니. 웃긴 데 웃을 수가 없는 GAG. 잔고가 없다 포스팅 후, 적잖은 이들이 격려를 보내주었다. 아직 기프티콘 사이트에 가입조차 하지 않은 내게 잊을만하면 커피를 날려주는 H의 격려. 어떻게 보답해야해.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하고 하나의 시도를 했다는 내 얘기를 들은 E의 격려. 가 아니고 요즘 그녀가 영어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 같길래 한번의 만남, 한번의 카톡마다 힘이 들어도 한 문장씩은 주고받는 내 나름의 설정을 해보는데,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