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뉴큐와 위키드를 예매하고, 조금 이르게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선물도 예매하며(...) 은인같은 순간이 있었던 언니의 결혼식 축의금을 내고, 새학기 교재를 사고, 두 사람의 송별 선물에 몇 푼을 보태고, 그러다보니 보름동안 돈이 모래알처럼 빠져나갔다. 오늘은 잔고가 천의자리였다. 경제적 흐름에 밝지는 못해도, 나는 계획성이 있는 아이니까 아무리 겨자 먹으며 우는 소리해도 사회적 잔고(한 사람의 미래는 불투명하여도 당장의 앞 날을 내다볼 잔고는 투명하다 정도의 개념이라고 해두자)는 문제가 없었는데. 이걸로 천사백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삼천삼백원짜리 점심을 먹었다. 중요한건 학교 가는 길이던 오늘 아침 아홉시에, 노트르담 드 파리 오케스트라석을 무통장 입금으로 해두고 잡았단 것이다. 어쩌자고.... '부'라..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저자 박판식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3-06-2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깨진 조각처럼 비참하지만 아름답게 그려낸 시편들박판식 시집 『나... 단지 조금 이상한 저자 강성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3-06-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잠과 꿈을 떠나는 ‘단지 조금 이상한’ 매력적인 여행!『단지 조... 시를 읽을 때 제가 갖고 있는 전제가 하나 있다면, 저는 한 편의 시가 이렇게 쓰여질 수 밖에 없는 어떤 필연성이 있다, 고 생각을 하면서 시를 읽습니다. 이렇게 밖에 쓰여질 수 없는 필연성. 그러니까 지금 이 시는 아까 우리가 문학이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가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했던 말을 다시 떠올려보자면, 시인이 가장 정확한 문장을 찾기 위해..
우리에겐 시가 필요할까, 정말 필요할까, 얼마나 필요할까, 어느정도의 시면 만족하는걸까 하고 자문한 적이 당연히 있었다. 여전히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나는 시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수능 언어영역 출제 지문이 아닌, 자발적 시에 시선주기는 올해에야 생겨난 일이다. 처음으로 선물받은 시집은 파블로 네루다의 이고, 처음으로 저 스스로 구매한 시집은 오은의 이다. 두 시집 모두 나를 사로잡은 건 분명하지만, 끝장을 넘기지 못했다. 나는 이 두 개의 제목을 잊지 못할 것이다. 시의 두어번 째 줄에 들어있는 낱말에만 주목하면 시인은 섭섭할 것이다. 시에 깊이 공감해도 그는 섭섭할 것이다. 이게 다 무슨 말인가 하며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다고 억한 심정을 표해도 그는 역시 섭섭할 것이다. 한 편의 시를, 누가..
개강날. 조던매터 사진전. 집에 일찍 가서 자격증 공부를 마저 할까? 일찍 끝났으니 전시회를 갈까? 이러한 쫌탱이 같은 a, b 선택지를 두고서 지하철 환승역에서 결정이 쉽사리 내려지질 않아 십분동안 앉아 있었던 것 같다. Aㅏ. 종로 3가에서 내려서 인사동을 좀 걷다보니 오늘의 서울 날씨는 오늘밖에 있을 수 없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모순적이게도 "오늘 서울날씨 같은 인재가 되고 싶다"하는 생각이. 그럭저럭 하다가 곧 사비나 미술관. 월요일의 전시장은 상당히 한산하다. 입장인원은요. "한사람이요" 어떻게 오셨냐고도 물으시기에 "대학내일에서 봤어요"라고 하니, 오늘 기사가 나간 것을 오늘 보고 오셨냐며, 예쁘게 실렸나요? 하시기에 잡지를 꺼내 보여드렸다. 로비의 두 언니는 우리 때랑은 달리 잡지 판형이 ..
이것은 지난 7월부터 E가 굴러 들어 온 호박 행세를 하면서 부쩍 많이 먹으러 다닌 이야기. E와 나는 열세살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전혀, 정말 전혀, 일말의 가능성이라는 것도 친해지는 데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고 있었는데 2013년에 와서야 '키만 빼고 모든게 똑같다'라는 소리를 서로 주고 받는 사이로 굳어졌다. (-_-) 악감정이 있었을리 없고 그냥 스타일이 안 맞지 않나, 했는데 역시 스타일이라는 건 십년을 두고 봐야해요 (하!) 우리는 지난 십여년간 다니던 교회를 시차를 두고서, 계획도 없이, 떠나선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여기서 '호박'이라 함은 내가 방심하고 있는 틈에 E양이 "나도 여기 다닐래"하고 선언했다는 데에 있다. E는 정말인지 나를 편하게 해준다. 내가 먹자는 걸 먹고, 내가..
"래칫 클라크와 엄마 헨리엣은 플로리다 펜서콜라에 있는 작고 우중충한 아파트 지하 2층에 살았다. 모녀가 사는 집엔 창문이 없었다. 창문이 있다면 온갖 벌레와 유충과 이상하고 무서운 곤충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래칫은 상상했다." 폴리 호배스 의 서문. 가보지 않았더라면, 마주칠 때마다 아마 쉽게 까먹어버렸을 그 곳인데. Florida Pensacola. 어학연수 갔던 그 도시 그 학교의 총장님은 언제나처럼 밝으시다. 정말 학생들이 방학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즐거워요?
"별자리 얘기를 꺼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아무튼. 나는 게자리다. 웅크려 속살을 숨길 수 있는 딱딱하고 안온한 껍데기에 목숨 거는 갑각류다. 집은 내게 둥우리고 신전이다. 모든 외출은 작은 결의를 요하는 모험이다." 김혜리의 서문 일부. 상반기에 나는 '감각은 있지만 갑각도 있다.' 라고 해서 갑각류로 나를 분류한 자소서를 쓴 적이 있었는데 물론 그걸로 쓴 술을 마셨지만, 아무튼. 반갑다. 내가 김혜리 기자님에게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지구상에 자신을 갑각류로 정의하는 여성이 또 한 명 있다는 것이. 벽, 담, 커튼, 4차원 자신만의 세계가 아니라 그 특정 단어를 골라 사용했다는 것이. 라디오를 듣는데 성시경이 질문했고, 그에 따라 반문했던 대목도 기억난다. "기자님한테도 지나간 문자..
요즘 안 들을래야 자꾸 들려서 안 들을 수가 없는 노래 Robin Thicke의 블러드 라인 ㅋㅋㅋ 29금 뮤비는 이미 보았지만 (....) 그거 또 보기는 싫더라고요. 그래서 전 이걸 봅니다. 귀여워서. / John mayer 신보 발매기념 Letterman show에서 라이브. 1시간 7분짜리. 한국 안 와 진짜 안 와요? 0:25 Queen of California 7:20 Something Like Olivia 11:36 Paper Doll 17:20 Goin' Down the Road 23:21 Slow Dancing in a Burning Room 30:51 Wildfire 36:27 Dear Marie 41:06 Born and Raised 47:23 The Age of Worry 51:45..
8월 10일 금요일 엘리자벳. 3층 2열 중간블럭 Elisabeth 엘리자벳 황후 옥주현 Tod 죽음 박효신 Rudolf 황태자 루돌프 노지훈 Joseph 황제 요제프 이광용 Lucheni 루케니 박은태 Sophie 대공비 소피 이정화 을 보기 전엔 아무래도 '죽음'이 궁금했다. 그 캐릭터가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 음의 기운이 제대로 느껴질 수 있을까? 허술하려나? 그래서 첫 공연에서는 '그의 소몰이 애드립이 뮤지컬에 어울리니'하는 잡음들을 최대한 배제시키고 싶었다. 무대 위에 있는 사람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한 인간이 아니라 진짜 가상의 존재인 죽음 그 자체이기를 (-_-) 이런 고도의 예술성을 기대해봤지 뭡니까. (부담됐다면 미안합니다 쿄톧..) 나도 박효신이 소몰이인건 안다. 그러면서도 1집 수록..
잊고 있었던 사진들을 본다. 이젠 멀직 젓 일이 된, 미국에서 돌아왔을 당시엔 맛 없는 커피는 죽어나도 못 먹겠어서 저렇게 갓 볶은 원두에 손을 담가 보는 일을 좋아했었다. 짧았던 여행에서 돌아와보니 이제는 돌아올 데가 있는 것이 그저 좋을 뿐이다. 집 말고도. 또 '제'라는 이름의 정신 말고도. 돌아갔어야 했던 곳이 많은데 조금씩, 아주 조금씩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제주도에서 아이폰 4S가 몇 번이나 '단 한장의 사진도 더 이상은 보관해 줄 구멍이 없음'의 경보 신호를 울려왔다. 그래서 지난 21개월동안의 미국, 멕시코, 일본, 서울시, 경기도 사진들을 모두 flickr.com으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약 삼천장을. 이러한 단순 노동을 하는동안 남을 깜냥이 되는 감정만 남고 나머지는..
오랜만에 재미있는 단편 두편 모음집. 올해 골라 읽은 단편들은 서로 퀄리티에 있어 편차가 너무 컸어서 단편소설 알러지 걸리는 줄 알았읜까... '_' 미크로메가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저자 볼테르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8-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8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계몽사상가 볼테르의 사상이 집약되다!1... 미크로(micro)한 성질과 메가스(mega)한 성질이 모두 결합됐지만 여전히 완벽하지는 못한 어느 여행자가 또 다른 여행자를 만나 나누는 대담으로 구성 된 이야기. / 내가 정말 좋아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간'처럼 공간적 배경이 우주-지구. '인간'의 고전쯤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나만 바라보지 말 것, 가끔은 생판 다른 존재를 반대축에 세워두고서 다시 ..
셋쨋날 점심. 아후리. 자판기에서 4인분 음식을 골라서 부엌에 계시는 분께 전달드리니 요리가 시작되고. 토요일이었는데도 웨이팅은 이십분 남짓으로 착했다. 물만 꿀꺽 넘기면서 차슈가 구워지는 장면을 보고 있다보니, 차슈동(中) 그리고 유즈시오라멘. 닭고기와 유자로 국물을 풀어냈다. 육수의 느낌이 돈코츠(돼지 국물) > 미소(된장) > 소유(간장) 순으로 무겁다고 하는데 유자국물이 게 중 제일 가벼운 것 같다. 패기가 제일 좋았던 적에, 태권도 2품 심사를 대기하면서 장충체육관에서 잔치국수를 먹었던 이후로, 국물 맛이 너무 얕은 국물은 좀 무책임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유자 국물은 아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셋쨋날 저녁이자 여행지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최대한 일본스럽게. 일드 에 나왔던 오코노미야끼..
어제 초저녁 올림픽 공원에서 급 촬영 1 아홉시를 십분쯤 남겨두고 방에서 급 촬영 2 그렇게 여섯시간쯤 앉아있다가 작품을 만들었다. 나 혼자 (엉엉) J와 나는 싸운 것이 아니고, 다다음주로 다가온 여행을 가기 전에 개개인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면서 각자 시간을 보내보기로 합의를 했던 것. DCA는 출품하지 않기로 했던 것. 어제 이태원에서 만나서는 "내일이 마감일이래 깔깔. 아이디어는 있는데 카피가 없어 꺄하하." 해놓고 집에 돌아오는 길부터 궁리하기 시작했다. 이번 브랜드는 '잡코리아'였다. 전공 과목에서 기획서를 써본 적도 있었던 (그러나 말아 먹었던) 잡코리아. 내가 곧 잘생긴 자소서와 무형의 열정*=_=*을 가지고 문간을 들락날락거릴 잡코리아. 전작 시리즈 광고 6편이 잠재 고객들을 설득하는데 있..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시험을 흠모했던 건 스무살 때였다. 올 초에 '하버드생이 바라본 전세계인의 공부법' 같은 부제의 MBC 시리즈 다큐에 비쳐졌던 프랑스 고쓰리의 살롱스터디는 다시금 그 나라의 교육법을 동경하게 했다. 프랑스가 이쁘다거나, 프랑스를 다시 놀러가고 싶다거나 하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들의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 보이는 교육 인프라만이 "이런 내가 진짜 나입니다"를 증명해보일 수 있는 좋은 방식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러우면 부러운대로, 억울하면 또 억울한대로 어쨌든 나는 동시대의 대한민국이 내게 요구하는 것들을 착착 해오고는 있다. 스펙공화국이라는 별칭은 2013년에는 클리셰 그 이상의 것이 되었고, 공화국에 대한 지지도와는 무관하게 나는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다...
0. 이들은 T.O.P., wildeyes, 퍼펙트맨, 너의결혼식 해결사, 천일유혼 씩이나 불러주지 않았지만 그만큼 사랑을 받았던 곡들이 흐르고 넘친다는 것이 지금의 신화를 증명한다. 0. 이들은 10주년 콘서트였던 2008년 3월보다 오년 후인 지금, 훨씬 더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운동과 자기관리를 정말 열심히들 하셨나봐요 b_b 0. 팬들이 나이가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십대 조카팬들이 적지 않게 충원되어 있었다. 비너스덕, 디스럽덕 이런 소리들이 있던데 나도 오랜만에 외쳐보지. 내가 온리원 덕후다! (2000, 3집, only one) 0. 끊임없이 무대의 아래 위 앞 뒤를 안중에 두며 3시간 20분의 공연 전체를 이끌어 가는 힘은 이민우에게 있었다 (!) 오빠 멋지다. 어제는 김..
셋쨋날 오전, 하라주쿠 셋쨋날 오후. 캣츠 스트리트. 오렌지색 건물을 찾았다면 제대로 초입에 들어선거에요. 유난히 남-남이 많아 보이는 이 길목. 파가 토핑으로 올려져 있는 네고타코야키.(420엔) 학교를 통학하면서 강변역에서 환승을 기다릴 때 쯤 유난히 지치는 나는 그간 강변역 간이 먹거리에서 오십판도 넘는 타코야끼를 먹어왔다. 역시 속에 들어 있는 문어는 예상대로 원조의 것이 훨씬 더 컸지만, 타코야끼는 어디서 먹어도 맛있다는 것. 포풍같은 쇼핑을 하고, 탈의실의 입장과 끝에 일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친절함은 좋고. 시모키타자와 역에서 내려서 골목을 걸었다. 여긴 일러스트의 파라다이스. 신주쿠의 한 서점에 들어가서 본 와 잡지들. 이미지만 감상하겠다고 사두기엔 올해는 스스로 잡지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
소매가 없는 원피스를 입었는데 마치 튀김옷을 뒤집어 쓴 것 같은 기분이 내내 들었던 8월의 첫쨋날이었다.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 반납-책 대출 하고, 효창공원역까지 걸어 상수역에서 내려 홍대입구 기준으로도 꽤 사각지대에 있는 카페 히비까지 걸어갔다. 여기는 H랑 첫 부산 여행 계획을 세웠던 날 그러니까 2010년이었을꺼야. 그 날 이후로 처음 찾은거니까 삼년만이었던거야. 와사라이치로 호명되는 일본 그릇 시장을 둘러보고 말차라떼를 마시려고 갖은 계획을 다 세우고 갔지만 들어서고 나면 무계획하게 잠시 들린 이처럼 그 누구보다 차분하게 주문 :-/ 연관검색어: 1) 그릇 장만하는 어쿠스틱 결혼 라이프 2) 돈 모으는 방법 3) 정기예금 4) 재형저축 .... 빨간 얼굴로 초록한 말차라떼를 시켰는데 어쩐지 주인..
밤의 피크닉저자온다 리쿠 지음출판사북폴리오 | 2005-09-0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일본 서점 직원들이 선정하는, 제2회 서점대상 수상작. 이 상은... 짧은 시간 내에 소설을 쓰는 카프카 같은 작자도 놀랍지만, 실은 나로서는 짧은 시간적 배경을 설정한 소설을 써내는 온다 리쿠 같은 작자가 더 믿기지 않는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떠나는 씬에 이어 [1년 뒤]라는 자막이 내리 깔리는 드라마를 보는 데에 신물이 나고, 흘러도 한참 흐른 시간 뒤에 인물들이 만나는 우연의 순간이 너무도 우연해서 울렁거리기까지 하니까? 이쯤되면 나는 까다로운 audience/reader군에 속하는 것이고, 나같은 사람들은 차분하게 자신의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존재에게 열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고 전교생이 교문을 나서 교..
드디어 엄마를 영업하는데 성공했다. 옥엘리-쿄토드-은케니로 엘리자벳을 (나는 한번 더!) 보러 가게 되었다. 한달이 넘게 시중에 공개 된 모든 ost와 영상을 약불에 올려뒀더니 드디어 탈칵하고 뚜껑이 열린 것이다 오늘. 으하하. 세번의 공연과 구일동안 집을 비울 다음달이 다가오는 8월이라는건 정말 짱이다. 하나도 안 더운 날 생산적인 일을 하다가 불현듯 더위를 먹기도 하고, 각막손상이 의심되면서 귀가하는 밤버스에서 삼십분 내내 한쪽 눈으로 울기도 했던 7월은, 여전히 시행착오가 많지만(서류 결과라든가 공인 시험 점수라든가 복학생의 성적표라든가 통장잔고의 자릿수가 이상하다든가...) 그래도 시간을 보내는게 아니라 시간이랑 같이 살고 있다는 차깍이 들어서 마음에 든다. 작년 12월에 플로리다 캠퍼스를 영영 ..
콰이어트 저자 수전 케인 지음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 2012-06-3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우리 안의 외향성과... 미국에는 적어도 1/3 내지는 1/2의 내향형 인물들이 살고 있다. 통계에 따른 것이다. 안녕하쇼 내향형입니다. 내성적인게 아니고 소극적인 것도 아니면서 은따도, 너드(nerd)도 아니에요(-_-)ㅋ ha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1. 명제를 던지고 1-1. 그런데 당신이 이 명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해요. 라는 식의 방어적 떡밥을 깔고나서, 2. 끊임없이 탄탄하고 강력한 뒷받침 자료들을 끌어오고는 3. 말 하고자 하는 바를 다시 한번 주장하는데 3-1. 이 과정에서 허세와 오버액션의 기름기를 빼 내는 걸 보고 소리 없이 ..
* _Interactive(campaign), USA, Published _Client: Heineken _Project: "Departure Roulett" _What for: 하이네켄이 가진 모험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뉴욕 JFK 공항 8번 터미널에 룰렛을 설치했다. 예비 탑승객의 목적지를 더 멋진 곳으로 바꿔버리는 것. 룰렛 버튼을 누르기 전에 각자는 어디로 갈지도 아직 모른채로, 원래 예정 되었던 목적지로는 가지 않는다고 동의해야 한다. Here's an airport stunt from Heineken that truly embodies the brand's adventurous spirit. Twice this week, Wieden + Kennedy in New York set up a boa..
츠키치 시장을 나와 걷고 환승에 환승을 해서 오다이바로 가는 길. 이건 지하철이라기 보단 모노레일이라고 하는게 낫겠다. 느낌아니까. 'ㅠ ' 부자 사이 좋네연. 도쿄국제도서전은 '도쿄 빅 사이트' 구조물에서 개최되었는데, 건물이 꽤나 구색이 좋지만 어떻게 찍어야 할 지 몰라, 나는 늘 중요한 터전을 방문할 때 마다 망원렌즈가 없다. 기회비용을 재보면 내 안에서 언제고 '카메라'와 '렌즈'는 탈락하고, 아이폰 유저 3년차만에 가계부 앱이라는걸 깔았더니 아주 상반기 지출내역이(특히, 카테고리가) 목이 막혀오기 그지없다. 어느 건물 정문 사진 두고, 굳이 할 소리가 아니라는 건 아는데 이제는 벌이를 하고 싶다 나도 -_-)!..... ? 대기줄 인파. 우리 4인은 초대권을 내밀면서 곧 이상하게도 저널리스트와 ..
시 전문이 131줄(???)이라서 아홉줄만 발췌했다. 통일 된 번역본은 없는 듯하고. 두번째 줄 번역은 에 인용된 걸로 적었다. -T.S. 앨리엇 시간은 있으리라. 시간은 있으리라. 만나는 얼굴들을 만나기 위해 얼굴을 준비해야 할. 시간은 있으리라. 살인하고, 창조 할 그리고 모든 일과 양손의 나날들에도 당신의 접시에다 문제를 들어 올렸다가 떨어 뜨려놓을. 당신에게도 시간이. 나에게도 시간이. 아직 백가지를 망설일 시간이, 백가지 몽상과 수정의 시간이, 토스트와 차를 들기 이전에. There will be time, there will be time To prepare a face to meet the faces that you meet; There will be time to murder and cre..
어제 몸을 틀어 지하철을 관찰하던 아이를 소개할께요. 입국심사카드에 구름 모양의 서명을 하고 같이 해외 여행을 가는건 13년만인, 지금도 그 시절 여행을 반복에 또 반복하여 곱씹는 남동생입니다. 일본갈 땐 좀 들뜬 것 같더니, 한국 돌아올 땐 뻗었습니다? 4인 체제에서 이 아이이의 역할은 발마사지+짐나르기+"지금 디저트 안 사주면 못 움직이겠음" 등의 여행 보이콧이었습니다. 덕분에 한화로 6천원 가량하는 블루베리 컵 아이스크림도 먹어볼 수 있었는데 뭐가 이렇게 씹히는 맛이 훈늉한지. 둘쨋 날 다섯시 반에 기상한 우리는 츠키치 어시장으로 향했다. (급 말 놓기) '스시다이'를 가고 싶었지만 10인만 수용할 수 있는 곳에 4인 단위의 가족이 최소 세시간 줄을 서는 건 비합리적이다고 서서히 판단 되었으므로, ..
숙소 가는 길. 도쿄는 뺵빽의 미를 좋아하는 것 같다. 절제 없는 빽빽함은 길을 걷다가도, 지하철에서도, 적지 않게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했지만 좌우지간 '캐릭터 있는' 도시. 편의점 맥주들. 우리집 식구들은 언제부터 에어컨의 스위치를 온 하는 대신 맥주를 마시게 되었나요? 내가 주로 집에서 뭘 하는지를 가만히 듣고 있던 이가 "한달 더 지속되면 나한테 전화넣어"라고 했다. 하하하. 표지판. 무심하게 귀엽다. 뭘 안내를 하려거든 일단 시선을 끌어야 하니까. 의도적으로 말고 되게 무심히. 방금 틀었던 미드 속 표현에 의하면 "진지하지 않는 대신 캐쥬얼 하게", 그러다 "most casual stalker in the world ever"라고 불릴 수도 있겠지만.. 매거진 광고. 여행 시즌의 주제는 'com..
"토니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길 꿈꾸는 저 아이를 봐. 우리는 그 아이에게 확신을 줘야 해. 그리고 그 아이의 자극제가 되어줘야 해. 왜냐하면 단언컨데 오늘 밤 이 자리에 앉아있는 우리 모두가 바로 '그 아이'였으니까." 2013(제 67회) 토니 어워즈 오프닝 넘버를 다섯번 돌려 본 주말. 자막을 달아서 보면 재미가 확실히 배가 되는데 긁어올 수 없는 상황. 나도 자막 없이 세번쯤 보면서 각색과 구도, 조명의 미를 감상했으니까 그걸로도 가치가 충분한 영상이라고 생각된다. 7분 34초를 이렇게 입 딱 벌어지게 채워준 이 남자는 Neil Patrick Harris. 3년 연속 토니상 시상식 사회자고, 덕분에 66회, 65회 오프닝도 찾아봤는데 해를 거듭할 수록 갈채 소환력이 대다나다 (-_-) b 나는 닉..